전유동 《이소》

🌈#대구인디음반추천
- Big9Editor'sPick ★이달의음반★

#전유동 《#이소》

< Song INFO. >
+ Artist : 전유동
+ Album : 이소
+ Title : 은행나무
+ Release : 2021-11-02 / 미니(EP)
+ Label : 오소리웍스
+ Publisher : 미러볼뮤직
+ Genre : 포크 록

 

< For Fans of >
#Covet #Toe #Nujabes #BonIver #권나무 #짙은

< Curation >
- 소포모어 징크스가 미신이 아니라고 믿는 그대

-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권할(curation) 음악이 아님

 

< Review >

#여기 / 여느 판타지 소설 또는 동화에서 주인공의 여행이 시작될 때처럼, 자연을 배경으로 한 어떤 이야기책을 펼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렇게 앨범의 각 곡이 가진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가을 끝의 은행나무를, 달 조각이 빛나는 숲을, 둥지를 떠나는 새를, 주변에 존재하는 자연들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친밀감과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토록 다정하게 세상을 보는 시선과 드라마틱 하고 다채롭게 전개되는 연주에 또다시 이 이야기를 펼치고 싶어진다. 전작 <디플로도쿠스>가 세상의 끝에서 보는 밤하늘이었다면, <이소>는 새로운 시작의 길 앞에 펼쳐진 한없이 높고 시리도록 청명한 하늘 같은 앨범.

 

#곰발바닥맛 / 낙엽이 지는 시즌이 왔다. 한껏 냉랭해진 바람이 휘몰아치며 흩날리는 노란 낙엽을 보면서, '이렇게 흩날릴 것을... 나무는 왜 뜨거운 여름 동안 애써 잎사귀를 키웠을까?' 하며 살았다. 그리고 전유동의 <은행나무>를 듣는다. 똑같은 풍경을 보면서 이렇게 새로이 다가올 수 있을까? 노래 속 화자는 은행나무의 낙엽을 '노란 눈물'이라 보았다. 새삼 아티스트 '전유동'의 서정성을 체감한다. 전작 <관찰자로서의 숲>과 <디플로도쿠스>에서도 느꼈었던 아티스트 '전유동'이란 보물, 그 영롱하고 오묘한 색이 이번 가을에는 노란색으로 빛나고 있다.

 

#채식주의자 / <은행나무>는 재미있는 노래다. 서정적이랄 수도 있지만,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곡을 다양한 사운드의 향연으로 청자의 흥미를 끌어올리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인트로가 끝난 뒤 나오는 몽환적이면서 한편으로는 다이나믹한 베이스 멜로디와 쪼개지는 드럼 비트가 곡에 활기를 넣는 동안 곡은 어느새 다음 챕터로 자연스레 넘어간다. 점점 고조되어 가는 중 외마디로 완결이 되는 기묘한 단절감에서, 곡이 끝난 뒤 몇 초간의 정적까지 음악의 한 부분으로 활용했다는 느낌. 드림팝, 포스트록, 모런록, 등의 장르를 자연스럽고 유기적으로 엮어놨다. 가볍고 부담 없이 듣기에도 좋고 사운드나 악곡의 구성을 곱씹으며 듣는 재미도 있다.

 

#서대구 / '엄마와 같이 듣는 노래.' 전유동의 팬클럽 회원들의 입에서 나온 표현임에도 그의 음악을 가장 잘 소개하는 표현이 아닐까 생각했다. 전유동의 음악은 취향을 타지 않고 듣는 사람의 마음을 쉽게 열어 놓는다. 사람과 음악이 닮았다.  편안하고 투명한 뮤지션이 청자가 듣고자 하는 부분을 투명하게 되돌려주는 거울 같은 음악. 치밀한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인 동시에 그 결과물이 누구에게도 문턱이 없이 열려있다는 점이 전유동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이번 음반에서 가장 흥미롭게 목격한 지점은 전유동 "밴드"의 역할이다. 첫 트랙 <은행나무>에서는 박재준(드럼)과 송현우(베이스)가,  <숲으로>의 편곡에서는 단편선(프로듀싱, 기타)이, 음반과 동명의 트랙 <이소>에서는 복다진과 송현우의 역할이 '세션' 혹은 '참여자'의 크래딧이 아닌 마치 밴드 '멤버'로 곡과 음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기여를 하고 있다. 곡과 사람의 매력이 세션에서 멤버로 음악의 진화에 기여하게 만드는 게 아닐지. 그리고 향후 작업에서도 전유동 음악의 특별함을 만드는 지점이 아닐지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245Park / 매우 인상적인 음반이었던 <관찰자로서의 숲>(2020)에서 1년 만에 나온 앨범. 전작이 많은 면에서 만족스러워 이번은 과연 어떨까 싶었는데 녹음 면에서 확실히 발전된 모습이 있어서 일단 듣기 좋아진 점이 바로 느껴졌다. 전작은 인디이면서 마이너 한 느낌이 많이 있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음악을 확실히 이해하고 사운드를 조립해낸 프로의 느낌이다. 핵심을 잘 찾고 화려하지 않지만 제대로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전작을 뛰어넘는 앨범을 완성해냈다.

 

#박병운 / 이전 음반 <관찰자로서의 숲>이 남긴 인상이 그저 단순한 여운 정도가 아님을 실로 입증하고 있다. 부드럽고 세심하게 전달되는 싱어의 목소리와 더불어 음반 전체를 수놓는 현악 스트링과 중요한 피아노의 배치, 어쿠스틱한 정서를 강조하는 가운데 ‘숲으로’ 속의 “숲으로 가자”라는 반복의 대목은 어찌나 주술처럼 들리던지. 허밍과 편곡 곳곳에 심혈을 기울인 디렉팅에서 만든 이들의 정성이 그대로 느껴졌다. 말미의 묵직한 밴드 사운드는 전유동식 프로그레시브라는 백미를 보여준다.

 

#정병욱 / 그저 관심의 편린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자연을 품에 안은 전유동의 노래는 결국 자연의 일부 혹은 자연 그 자체로서 각자의 마음에 닿는다. 단순히 섬세하다는 표현만으로 부족한 대상에 대한 실로 강박적인 관찰과 배려, 끝없이 뻗어가는 주제와 메시지의 확장성, 거침없는 변주와 무정형성은 장르나 시대성, 사운드를 구분하는 그 모든 경계의 언어를 무용하게 한다. 먹먹하고 아스라이 다가서면서도 힘있게 뻗어가는 보컬의 양면적 매력은 어쿠스틱과 전자기 악기의 맛을 두루 품었으며, 한층 문학에 가까워진 그의 가사와 상상력은 듣는 이를 전혀 가보지 못한 곳으로 인도한다.

 

< Editor's Choice >
+ 열탕(8) : ★★★★★★★★
+ 온탕(5) : ★★★★★
+ 미온(1) : ★
+ 냉탕(0) : 

기사 bigninegogoclub.tistory.com/260
출처 https://youtu.be/EC8FxRxx0rY

링크 https://linktr.ee/big9gogo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