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쌀리나 『우리』

마쌀리나 「우리」

Release : 2020-01-07

Artist : 마쌀리나

Album : 우리

Title : 그대의 노래, 우리

Label : SKYLAB1984

Publisher : 미러볼뮤직

Type : 정규(LP)

Genre : 팝/가요

 

너굴맨 /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게끔 하나씩 제 자리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기본기에 충실한 결과물이란 이런 걸까? 왜일까, 약간 교회음악 같기도 하고 (농담) 하나가 된 ‘우리’가 앞으로 어떤 노래를 들려줄까 자연스레 궁금해진다.

 

채식주의자 / 구관이 명관이라면 좋은 노래일 것이고, 새로움이나 개성을 생각하면 지나가는 노래일 것이나, 특별나게 튀지않는 평범한 노래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들의 시도는 나쁘지 않았다. 마라탕같은 자극이나 평양냉면같은 깊이는 부족하지만 오뎅 국물같은 친숙하고 슴슴하며 안정적인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정병욱 / 어쿠스틱팝은 그것을 지향하고 추구하는 아티스트와 좋아하는 이들이 늘 많지만, 반대로 그것의 친숙함과 담백한 매력 탓에 막상 눈에 띄기 무척 어려운 장르이기도 하다. 「우리」는 언뜻 듣기에도 편곡의 사려 깊음과 퍼포먼스의 섬세함이 충실한 곡이다. 앨범 트랙 순서대로 차근차근 서사를 쌓아 올려 이 곡으로 터뜨리는 담담한 선언적 메시지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하지만 이미 무수히 반복된 미학을 고스란히 답습할 수밖에 없는 송라이팅의 한계와 좋은 메시지를 가리는 그저 착하고 착한 언어가 노래의 장점을 가린다.

 

김캡틴 / 마쌀리나는 여전히 특유의 정갈한 느낌이 있다. 나무 냄새 나는 사운드와 절제된 보컬도 마음에 든다. 확 꽂히는 임팩트가 없어서 기립박수를 칠 기분은 아니지만 낮은 점수를 주기도 힘들다. 야구로 치면 양준혁이랄까. 강력한 한 방이 기대되진 않지만 기타 거꾸로 잡아도 평타는 치는 팀. 그리고 딱 그런 노래.

 

점멸666 / 지나간 과거를 딛고 연대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담담한 선언이 단조와 장조를 넘나들며 듣는 사람 마음 한켠에 오롯이 전해진다.

 

 

캔디바 / 깨끗하고 사랑스럽다. 얼큰한 라면도 좋은데 고춧가루 없이 깔끔하고 감칠맛 있는 우동이 한없이 들어갈 때가 있잖아요.

 

사다리차 / 9와 숫자들을 좀 더 어쿠스틱한 느낌으로 듣고 싶다면 추천할만 한 노래. 분위기는 전형적인 포크의 방법론을 취하고 있지만, 두세번 듣다 보면 그 진가를 알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파급력에 있어서 2% 모자란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 좀 더 파격적인 시도를 해보면 좋지 않을까?

 

요뚜요뚜 / 왜 꼭 그런 팀이 있다. 어느 작품에 ost로도 손색없는 대중성과 곡 진행의 서사를 가진 팀. 영화나 드라마, 어쩌면 우리 기억속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다.

 

대구막창 / 이 음반은 코스 요리다. 더블 타이틀 곡이자 음반의 가장 마지막 수록곡 「우리」는 코스요리의 마지막인 디저트를 담당하고 있다. 일반적인 디저트는 달콤하거나 새콤한 맛을 통해 앞선 요리들이 남긴 향과 맛을 정리한다. 하지만 마쌀리나 식당의 디저트는 좀 다르다. 마지막 트랙 「우리」의 역할은 앞선 모든 음식들이 거쳐온 내러티브를 포함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돌솥밥 정식을 먹고 나서 마지막에 먹는 숭융같다. 강렬하게 기억에 남을 맛은 아닐지 몰라도 음반을 통째로 떠올리게 하는 트리거 같은 디저트라면 꽤 근사하지 않는가. 청자의 기억에 흔적을 남기는 방식은 다양하다. 마쌀리나는 마쌀리나답게 그 기억을 성공적으로 남겼다.

 

RATING

+ 열탕(1) : ★
+ 온탕(5) : ★★★★★
+ 미온(5) : ★★★★★
+ 냉탕(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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