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가 어땠냐고요?"

대구 인디 밴드 '오늘하루'

정규 1집 「오늘하루 1집」 발매 (2019. 01. 15)

 

저는 그냥 낮에 기타 레슨 하고, 공연 준비 하고... 사실 오늘 하루는 이제 시작이거든요. 제일 의미 있는 시간을 앞두고 있으니까. (기타리스트 김학수)

 

 

글 ㅣ 서나연, 조은별

 

 

왼쪽부터 보컬리스트 최태식, 기타리스트 김학수

 

 

 

금요일 저녁, 밴드 「오늘하루」를 한적한 카페에서 만났다. 해가 넘어가고 사람들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 저녁 공연을 앞둔 그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과가 남아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오늘은 누구에게나 다르지만, 누구나의 오늘에도 존재하는 것이 '사람과 사랑'일 것이다. 밴드 「오늘하루」는 정규 1집에서 '사람과 사랑'에 대해 말한다. 보컬만큼 말 많은 기타리스트 김학수, 섬세한 곡조를 목소리로 연주하는 보컬리스트 최태식은 이십 년간의 음악적 경험을 토대로 전곡을 직접 작사·작곡·편곡·연주·노래했다.

 

 

 

보컬리스트 최태식

 

 

우리가 생각하는 기타의 역할은, 보컬이랑 똑같아요

 

나연: 「오늘하루」 1집은 제 최근 최애 앨범이에요. 궁금한 것들이 정말 많은데,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선, 저는 앨범을 1번 트랙부터 순서대로 듣는 습관이 있어요. 「오늘 하루」1집도 그런 방식으로 들었죠. 처음에는 '사람이니까'로 시작을 해서 사람은 원래 다 그래, 같은 얘기를 하고, 다음에 내 이야기를 하잖아요. 내가 사랑하는 나에 대한 이야기. 또 그 다음에는 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 같아요. 왜냐하면 결국에 나는 타인으로부터 위로를 받기 때문에. 마지막에는 '사람들', '함께' 두 곡으로 그래서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나. 저는 이렇게 들었는데, 정말 이런 의도로 트랙 배치를 하신 건지가 궁금합니다.

 

학수: 나연 씨만큼 의도하진 못했지만 해석하신 줄기는 흡사한 거 같아요. 의미적으로만 배치하다 보면 왜 그런 거 있잖아요, 곡 분위기, 장르... 예를 들어서 발라드만 계속 나오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 지겨울 수 있다든가 하니까요. 듣기에 템포가 적절한지 같은 부분도 함께 고민 된 결과에요.

 

나연: 그렇군요! 앨범 소개에 보니까 9곡 중 8번 트랙인 '사람들'이 공연 때 늘 마지막으로 하는 노래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그런데 앨범 마지막에는 '함께' 라는 곡이 들어갔어요. 여기에서 알 수 있는 앨범과 공연의 차이가 있을까요?

 

학수: '함께'는 제가 불렀는데요, 아주 간단해요. 노래를 하도 하나만 부르라고 해가지고. 개인적으로 형이 만든 노래 중에 저 곡을 좋아해요. 둘 다 아직 대학교에 있을 때 만든 노래니까 이십 년 정도 됐는데, 그 때 듣던 곡이 아직도 기억이 나가지고 저걸 불렀죠. 의미가 있다기보다 메인보컬이 아닌 사람이 부른, 보너스 트랙같은 느낌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태식: 실제로 학수 씨는 시작을 기타리스트가 아니라 보컬리스트로 했거든요. 노래를 굉장히 잘하고 음역대만 봐서는 저보다 훨씬 더 높아요. 제대로 연습을 하기만 하면 저와 비교되지 않는 색깔이 있는 보컬리스트이기도 하죠. 앨범을 보시면 1번부터 9번까지 대부분의 코러스를 학수 씨가 담당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데 오히려 「오늘하루」에서는 기타에 완전히 집중을 하고 있는 거죠. 일종의 역할 분담을 했다고 보시면 되고, '사람들'은 공연할 때 90퍼센트 정도는 마지막 곡으로 써요. 듣는 사람, 당신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이시다. 힘 있는 사람, 권력 있는 사람, 돈 있는 사람보다 당신들께서, 일상을 즐기시는 당신들께서 이 세상의 주인이시다라는 메세지를 꼭 전달해 드려요. '사람들'을 마지막에 배치한 건 분명히 의도가 있고, '함께'는 학수 말대로 보너스 트랙의 의미인 거죠.

 

나연: 보컬리스트였던 학수 님께서 기타를 잡으신 이유도 궁금하네요.

 

학수: 계기가 있어서 기타를 더 했다기보다 그 두 개를 워낙 좋아하긴 했죠. 굳이 따지면 제가 제일 좋아하는 뮤직 비디오를 보고 나서 불꽃이 확 튀었어요. ( 편집자 주 : 어떤 뮤직비디오인지는 인터뷰 뒷부분에서 밝혀집니다 ! )

 

나연: 두 분이 하시는 음악에 있어서 기타가 주는 역할, 또 보컬이 주는 역할을 듣고 싶어요.

 

학수: 우리 팀에서 생각하는 기타의 역할은, 보컬이랑 똑같아요. 보컬의 형태가 있는 어떤 팀이든 보면 보컬이 훨씬 많이 보이게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최소한 「오늘하루」에서는 기타랑 보컬이랑 거의 비슷하게 보여졌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 있어요.

 

나연: 저는 그렇게 봤어요. (웃음) 기타가 보컬을 깔아주듯 들어가는 연주가 있는가 하면 보컬만큼 말이 많은 기타도 있잖아요. 「오늘하루」의 음악이 그렇더라고요.

 

태식: 전적으로 동의해요. 저희와 비슷한 형태의 팀들은 있지만, 그런 부분에서 음악적으로 차별성을 가지지 싶어요.

 

은별: 앨범 작업을 하시다 보면 가장 힘들었던 곡이나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생기셨을 거 같아요.

 

학수: 특별히.. 힘들었던 곡은... (없는 것 같아요)

 

은별: 역시.. 천재 기타리스트...(웃음)

 

태식: (웃음) 학수 씨는 녹음도 빨리 끝내는 스타일이에요. 악기 연주하는 사람이라면 가지고 있어야 하는 부분인데... 감성과 테크닉이 함께 가야 하거든요. 학수 씨는 두 가지가 함께 가요. 그러니 녹음이 일찍 끝나지. 진짜 인상 깊었던 곡은 '스며들게'. 그 노래 연주가 진-짜 힘들거든요. 녹음을 끊어서 갈 수 있는 부분이 없어요. 학수 씨도, 나도 거의 원테이크로 녹음한 노래에요. 그래서 감정선이 가장 잘 살아 있는 노래가 아닐까 해요. 엔지니어가 녹음이 가장 잘 됐다고 말한 노래는 '나에게 보내는 노래' 였고.. 저도 특별히 힘들었던 노래는 없는 거 같아요. 녹음을 몰아서 한 게 아니라 4개월동안 띄엄띄엄 했거든요. 개인적으로 잘 했다고 생각하는 곡은 '희망은 문득 그대로부터 시작된다'에요. 이 곡은 원래 「몰랑」(프리뮤직 밴드)에서 했던 해금 연주곡인데, 몰랑의 허락을 받고 기타곡으로 가져왔더니 표현이 너무 좋아서, 앨범에 넣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은별 : 두 분이서 작업하시다 지향점이 다르거나, 음악적으로 견해가 차이날 경우에 어떻게 해결하세요?

 

태식 : 싸우지. (큰 웃음) 저는 얘기를 바로 하지 않는 편이라... 굉장히 꿍얼꿍얼대다가 제 마음대로 끌고 가려고 하고요. 그렇지만 그건 음악하는 사람들끼리 당연히 있어야 하는 긴장관계라고 생각해요.

 

나연 : 보통 누가 먼저 화내세요?

 

(일동 폭소)

태식 : 누가 먼저일 것 같아요? (태식을 가리키는 손) 아니에요~! 학수가 먼저 화를 내죠. 그치만 저는 속에 계속 담아요. 계속 아닌데.. 아닌데..... 이러면서.

 

「오늘하루」 1집 프로필 사진

 

 

사람과 사랑, 학수와 태식의 앙상블

 

나연: 사람과 사랑을 주제로 곡을 많이 쓰시던데, 가장 가까운 관계와 맺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요. 저는 남자친구랑 어제도 싸웠거든요. 글을 쓸 때도 즉흥적인 편이라 짜증나는 감정이 올라오면 막 써버리고 그래요. 그래서 메모장을 보면 별별 글이 다 있는데, 보컬리스트 최태식 님이 쓰신 가사는 모든 게 지나간 후의 풍경처럼(요즘 말로 인생 2회차처럼) 느껴져서요. 실제로 성격이 그럴 리는 없잖아요.

 

태식: 굉장히 들킨 기분이네요. 누구나 다 이야기하지 못한 삶의 굴곡들이 있을 거 아니에요. 나는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죽을 고비를 두 번을 넘겼거든요. 우리 와이프가. 그리고 직장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했어요. 스스로 감당할 수가 없었어요. 아무에게도 위로받지 못했으니까요. 그 때 기댔던 것이 정신과 전문의들이 썼던 심리학 서적이었어요. 왜 그런 책들 많잖아요, 수많은 책들을 읽고 난 결론은 하나였어요. 내가 나를 위로하지 않으면 못 이긴다. 참, 너무 힘들 때 정신과 같은 데 가서 살짝 불안 장애 진단도 받고 그랬어요. 약도 복용을 해 보고... 그런 일련의 일들을 다 겪고 40대가 되니까, 사람과 사랑을 바라보는 관점들이 곡에 쓰여진 것처럼 되더라고요. '내게 사랑이라는 건' 같은 경우에도 20대의 뜨거운 사랑보다는 옆에서 지켜주고 그저 있어 주는 것이 정말 사랑 같다라고 하는 40대의 결론에 도달하고, '사람이니까'나 '나에게 보내는 노래'처럼 관계에 있어서 내가 좀 힘들더라도 조금 더 안아주고 조금 더 보듬어 줬으면 하는 것들. 아무래도 40대 중반을 넘어가니까, 나이에서 오는 게 있는 거 같아요. 

 

나연: 40대의 결론이라. 혹시 20대에도 결론이 있으셨나요?

 

태식: 20대 때에는 결론이 없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내가 바라보는 저것이 등이라고 하면, 등이 등이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어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인식하지 못한 채로 이리 쓸려 갔다가 저리 쓸려 갔다가 했던 시기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별로 고민도 없었고, 그냥 되는 대로 살았던 거 같거든요. 그러다가 30대 중후반부터 내 식대로 얘기해서 '철' 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학수: 비슷한 말일지도 모르겠는데, 저는 20대 때 모든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냥 하는 거에요. 인식하고 결론 낼 겨를도 없이...

 

나연: 그걸 정답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자체가 부럽기도 하네요. 몰입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저는 집중을 못하는 편이라서.

 

태식: 사실 흔들린다는 면에서는 20대나 40대나 똑같아요. 내가 지금 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 내가 한 행동이 맞는지, 무엇을 해야 할지 매일 매일 고민하고 흔들려요. 나연 씨가 40대가 되어서도 똑같을 거에요. 단지 생긴 것은, 살면서 맞는 터닝 포인트가 사람을 더 집중하게 하고 고민하게 해서 자신을 자신답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저는 와이프가 첫 번째 죽을 고비를 넘겼던 게 터닝 포인트였어요. 스스로에 대해 고민했던 것이 그 다음에 음악을 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되었죠. 누구나 그런 포인트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학수 씨한테도 있을 테고.

 

학수: ..나는 뭐지?  (일동 폭소) 결혼도 안 했고.. 뭐가 없는데?

 

나연: 두 분이 참 다르세요.

 

태식: 네, 저희가 성격이 이렇게 달라요. 내가 생각했을 때 강심장을 갖고 있는 학수 씨, 그리고 예민하고 말 많고 생각 많은 태식 씨. 학수 씨는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자기의 이야기를 기타로 만들어가지고 와요. 어느 장르든 가능한 기타 실력을 가지고 있기도 해서 제가 의지하는 면도 있죠. 제가 말로 하는 이야기와 학수 씨가 기타로 하는 이야기가 그래서 앙상블이 되지 않나 생각해요.

 

 

내게 사랑이라는 건 널 바라보는 것

내 앞에 널 그냥 바라보는 것

누구에게나 사랑이라는 건

항상 설레고 따뜻하길 바라겠지만

그 순간을 지나

그 설레임이 사라진다 해도

내 앞에 너를 그냥 안아 주고

니 옆에 있어 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난 생각해

 

( 「오늘하루」, 내게 사랑이라는 건, 1집 3번 트랙)

 

볼 수 없다고 만질 수 없다고 없는 것은 아니야

느낄 수 없다고 들을 수 없다고 없는 것은 아니야

많은 꽃들은 햇살 눈부신 양지에서 피어나지만

짙은 그늘의 음지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피어나는 꽃들은 있어

낮은 곳에 있어도 아직 꿈을 키우며 살아가는 사람들

어둔 곳에 있어도 아직 사람을 믿으며 살아가는 사람들 예에

 

(「오늘하루」, 사람들,1집 8번 트랙)

 

 

기타리스트 김학수

 

 

 

이십 년차 음악인, 나를 지키는 힘

 

 

나연: 태식 님같은 경우에는 특수 교사 선생님을 하시면서 음악을 하시잖아요, 그러다 보면 서로가 서로를 괴롭히기도, 돕기도 할 거 같아요. 두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학수 님에게도 한 가지 정체성이 더 있는지가 궁금하고요.

 

학수: 음악 말고는 레슨에 시간을 쏟기는 하죠. 아무래도 생활은 해야 하니까. 도움이라고 하면 금전적인 도움이 되는 것이고요, 내가 좀 하기 싫어하는 것 뿐이지 방해가 되지는 않아요.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지도 않았고요. 단순히 서비스업이죠.

 

태식: 너무 많은 것에 의미를 두지 않아요. 그게 복잡함을 덜어내는 거에요. 교직에 있어서도 어떻게 하면 이 아이들을 음악 교사로서 가르칠 것인가, 어떻게 자립을 시켜서 독립 생활을 영위하게 할 것인가 같은 고민을 과학적으로 하는 것이 정신적 소모가 덜해요. 밸런스를 잡으면, 학교에서는 제가 음악하는 걸 취미로 보지만 저는 음악을 Job(직업)으로 보니까요. 두 개 다 똑같이 냉정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스스로를 옥죄는 면이 있기도 해요. 감정 소모를 너무 많이 해 버리면 빨리 쓰러질 것 같아요. 저는 6,70까지 음악을 해야 하고, 교직도 지켜야 하니까.

 

은별 : 너무 많은 것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라. 일로써 음악을 대할 때와 하고 싶은 팀으로 음악을 할 때, 음악을 대하는 마음이나 느낌이 다르지 않다는 말씀이시죠?

 

학수 : 네, 그렇죠. 차이가 없으려고 노력을 해요.

 

은별: 오늘하루가 사랑하고 영감을 받는 아티스트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한데요. 아까 말씀하셨던 뮤직 비디오 이야기가 궁금해요. 어떤 영상이었나요?

 

학수: 에릭 클랩튼 2001년 라이브 투어 공연 영상이에요. 일본에서 했던 공연이었는데, 꿈에 몇 번이나 나왔는지 몰라요. 에릭 클랩튼 집에 놀러도 가고, 가서 기타 선물 받았어요. 제가 서른 살쯤 음악 전공을 뒤늦게 했는데, 그 무렵 이삼 년 전부터 에릭 클랩튼에 그렇게 빠져 있었죠. 지금도 그 음반은 제 주변에 항상 있어요. 차에도 있고, 컴퓨터에도 있고, 항상...

 

나연: 태식 님에게도 에릭 클랩튼같은 존재가 있을까요?

 

태식: 음악은 닥치는 대로 많이 듣죠. 원천이고요. 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생각하는 왕은 비틀즈죠. 어마어마하게 많이 듣고요. 또 말하자면 김창완선생님, 이문세, 김광석... 김광석 음악은 전도가 되기 싫어서 일부러 안 듣기도 해요.

 

나연: 음악 외 다른 장르에서도 영감을 받으시나요?

 

태식: 책은 많이 읽는 편이에요. 주로 에세이를 많이 읽어요. 그 사람이 사는 세상, 자연을 보는 개인의 생각들을 솔직하게 담아내기 때문이죠. 너무 어려운 시는 이해할 수가 없어서 쉬운 시 중심으로 읽어요. 박노해 씨 시 좋아해요.

 

학수: 저는 다른 거 없고 오직, 기타... 음악에 기타 소리가 안 나면 잘 안 듣는 것 같아요. 특별히 어떤 장르를 더 좋아한다거나 하는 건 없는데 기타 소리가 안 두드러지면 우선 순위에서 밀리기는 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오히려 평상시에 다른 자극을 주는 게 있다면 축구, 축구가 되겠네요.

 

 

「오늘하루」의 오늘과 내일

 

은별 : 두 분 다 하시는 음악 팀이 여럿이시잖아요. 저는 여러 밴드를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장르일 수도, 팀을 이루는 사람일 수도 있고... 두 분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두 분이 하시는 다른 밴드와 「오늘하루」의 차이점, 「오늘하루」만의 특징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학수 : 장르적 특성이죠. 당연히 멤버가 좋아야 음악을 하는 거니까, 그건 저에게 아주 기본적인 부분이고... 다른 팀에서는 하는 음악도, 만나게 되는 관객층도 또 다르니까요. 그런 이유가 가장 커요.

 

태식 : 백 퍼센트 동의해요. 「오늘하루」는 「오늘하루」로써의 음악으로 고유한 질감을 내는 거죠. 다른 팀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음악과의 협업을 통해 또 다른 결과물을 이끌어내니까 그게 너무 좋은 거구요.

 

은별 : 「오늘하루」가 지향하는 지점이나 표현하고 싶은 큰 방향이 있으신가요? 이번 앨범으로 그걸 얼마나 잘 담아냈다고 생각하는지, 이번 앨범에 대한 스스로의 소감과 평가가 궁금해요.

 

 

학수: 솔직하게 말하면 그런 생각이 별 의미 없지 않나, 싶은 거죠. 1집을 이렇게 만드는 건 만드는 시점에 두 사람이 가졌던 당시의 생각인 것이고 2집을 준비하거나 앞으로 다른 음악을 준비할 때는 어떤 것에 꽂혀서 어떻게 변화가 될지 잘 모르는 거니까. 항상 그것만 있어요, 아쉬움. 2집 때는 조금 더 잘 쳐야 안 쪽팔리겠다. 연습을 더 해야지. 그래서 뭐, 여기에 되게 의미를 두지도 않고, 여기에 되게 매몰되거나 그러지도 않고. 그 때 일은 그 때 생각을 하면 될 것이고. 저는 그래요.

 

태식 : 다른 세션이나 인공적인 요소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우리의 기타, 목소리, 하모니카 등.. 우리만의 질감과 실력으로 만들자는 목표가 있었고, 이뤘어요. 기술적으로는 그런 사운드적인 면이 목표였고, 내용적로는 '위로와 공감'이라는 메시지를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잘 전달하지 않았나 싶어요. 2집, 3집에 대해선 학수 씨에게 전적으로 동의하는 게, 우리가 어떤 말을 할지 어떤 음악이 나올지 모르는 것이니까요.

 

은별 : 그럼 음악으로 하고 싶으신, 흔들리지 않고 지향하고 싶으신 분명한 부분이 있으세요?

 

태식 : 나 개인에게 물어본다면 내 정체성은 포크에요. 포크 장르를 기반으로 하되 어느 장르든 욕심을 내서.. 같이 하고 싶어요. 오늘하루의 강점 중 하나는 다양한 장르의 플레이가 가능한 학수 씨의 기타니까.

 

다른 이야기를 좀 하자면, 우리의 음악은 일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일상적으로 풀어내는, 소위 인디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독특하고 유니크하게 접근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실제로 우리는 '인디 씬'에 있다는 개념도 없어요. 그저 일상을 노래하지만, 인디 씬에 있는 가수나 뮤지션들이 가지고 있는, 혼자 음반을 만들고 마케팅을 하고 굿즈를 만드는 일련의 활동들이 너무 배워야 할 점들이 많더라고요. 음악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가장 중요한 건 일단 이걸 누군가에게 듣게 해야 되거든요. 그런 면에서 보면 인디가 맞고요. 인디가 갖고 있는 참신한 마케팅 방법을 우리가 가져와서 많이 사용해요.

 

은별: 말씀하신 것처럼 스스로 무언가 해보려는, 만들어 보는 시도들이 인디의 정체성이자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빅나인도 그런 시도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고요.

 

나연: 여기서 개인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삶에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학수: 누가 내 닮은 기타를 치고 있는 걸 보는 거..? 그런 게 있어요. 쟤 에릭 클랩튼처럼 기타 치던데, 저 새끼 누구지?

 

나연: 학수 님이 누군가의 에릭 클랩튼이 되는 거네요.

 

 

 

 

 

 

 태식: 저는 최소 60살까지 똑같이 음악 하고 있는 거요. 저희 오래 오래 음악 할게요.

 

나연: 마지막 한마디 해주세요.

 

태식: 변함 없이 음악할게요. 물 흘러가듯이... 5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건강하게 일상에서 음악하는 게 가장 좋은 거 같아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음악 아니면 죽을 듯이 하다가 다 그만두고 사라지거든요. 그냥 일상적으로 음악을 해서, 그래서 난 5,60대 음악하는 선배들이 너무 좋아. 그렇게 우리 오래오래 음악 할려구요. 학수가 나 안 버리면. (웃음) 일상을 편안하게 풀어내고 그냥 우리가 갖고 있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주려고 하는 것이 「오늘하루」의 음악적인 기조니까요.

 

 

 

「오늘하루」 1집 (2019.01.15) Track List

 

1. 사람이니까

 

2. 나에게 보내는 노래

 

3. 내게 사랑이라는 건

 

4. 그대 향기 따라

 

5. 스며들게

 

6. 희망은 문득 그대로부터 시작된다

 

7. 연정

 

8. 사람들

 

9.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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