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사우스 2022

빅 데이사우스 Creator / Philip Brett 님

 

 

빅데이사우스 공동 기획자 / 배미나 님 aka 배들소 of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

 

<  Art Stage > 공연 영상

Undock - I Know We Are Doomed Anyway Let Me Kiss You

 

 

장오경 Oh-Kyung Jang 한국여자를 노래하다 To Sing a Korean Woman

 

 

Wil Pertz - Singularity 9 - SMPLCRVS

백수연 Sooyeoun Baek - What is an Artist’s Body?

 

킴쿨 Keemcool & 마샤 페시케 Marcia Peschke - 각자의 기억 Each One's Own Memory

 

Kang Mina, Yoon Soyeon, Choi Yejin 쓰여지는 것들 Use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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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Day South 2022 - Music Stage

 

 

 

<  Music Stage > 공연후기

*2022-05-20(금)

 

이소 (e_so)

🔗 instagram.com/e__so

[ 🎙 Editor 여기 ] 빅데이사우스 첫날 클럽 헤비에서의 첫 번째 뮤지션이셨던 제주에서 오신 이소님. 특별한 연출 없이 영상에 담아 마음 편하게 계속 보고 싶어지는 그런 자연 다큐 작품들이 떠올랐어요. 이소님 노래를 듣다 보면 그랬습니다. 제주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자연의 이미지가 느껴져서 공연을 보는 내내 예쁜 다큐멘터리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자신이 몸담은 공간,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참 귀엽고 반짝이지 않나요? 곡에도 민들레 홀씨, 버들강아지 같은 단어를 사용하신 점이 참 귀여웠고, 무엇보다 고향인 제주를 정말 사랑하신다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바다의 파도를 떠올리시면서, 음계의 '파'와 '도'를 사용하여 멜로디를 만드신 곡 <파도>가 인상적이었어요. 기타와 목소리로 공간을 다정하게 채우시고 나면 엄청난 열기로 환호해 주시는 관객분들과 그 반응에 진심으로 반가워하시던 이소님 덕분에 보는 내내 재밌는 무대가 이어졌습니다.

[ 🎙 Editor 서대구 ] 저는 서울에서 내려오신 일로와이로 강원우님과 함께 빅데이사우스를 구경 다녔습니다. 신기했던 게 원우님, 이소님 두 분 모두 제주 출신의 뮤지션이셨고 이소님이랑 원래부터 절친이셨는데 우연하게 여행중이셨던 원우님과 만나게 되셨더라구요. 이야기꽃 사이에서 저는 두 뮤지션이 풀어놓는 제주 얘기와 아이 같은 눈으로 바라본 대구에 대한 얘기와 경험들을 듣고 있었습니다. 두 분이 가장 많이 하셨던 얘기는 "대구가 제주 같다." 였습니다. 높지 않은 대구 건물들과 헤비, 꼬뮨, 제임스레코드와 동성로를 가로지르며 각자의 공간과 닮음을 확인해가는 시간들. 수십 년 대구 토박이인 제게도 익숙한 풍광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삶 속에서 만나는 풍광과 감상을 아이처럼 설레하는 모습과 그 마음을 연주에 담아 담담히 들려주시는 이소님 공연은 그래서 더 특별했고, 같은 노래라도 공연장에서 들어야 하는 이유를 들려주셨습니다. 한강 이남, 제주 이북의 우리가 대구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서로를 다시 발견한다는 것. 때문에 이 공연의 이름과 이소님의 음악은 참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 tmi 두 분은 대구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정말 기뻤다고 하셨습니다. 함께 83타워의 후룸라이더를 타고, 아침 해장으론 대명동 명물 중에 하나인 콩국과 꽈배기로 해장도 잘하셨다고 해요. 대구 야무지게 잘 즐기다 가셨습니다.

 

https://youtu.be/kd5cBEqp8J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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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Igloo)

🔗 instagram.com/band_igloo

[ 🎙 Editor 여기 ] 개인적으로 밀고 있는 키워드인 "대구의 귀염둥이 이글루"와 참 잘 어울렸던 공연이었어요.

보컬 장영은님의 보조개

이글루의 주 인상은 보컬도 멜로디도 아기자기 귀여운 느낌인데 드럼과 베이스가 단단해서 마냥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점이 좋아요.

드럼 왕동이 님

가사에도 어떤 생각을 했고 그 생각으로 듣는 사람에게 어떤 위로를 주고 싶은지 그 마음이 느껴지는 것도 좋고요. 빅데이사우스에선 기타 세션이 추가된 총 5명의 구성이었는데, 평소 공연이나 음원과는 다른 풍성한 사운드가 매력적이었어요.

최근 정규음반의 수록곡 <먼지>와 <그루밍배틀>을 연결하는 구성이 참 매끄럽고 좋았습니다. 앵콜로 부르시게 된 <좋아할래>에서는 기타 세션 현석님의 연주 파트가 없으셔서 연주 대신 (귀여운) 댄스를 보여주신 것까지 이글루 분위기와 찰떡콩떡! 

기타 세션 임현석 님

이날 올해 발매될 예정이라는 신곡도 셋리스트에 있었는데 2010년 전후의 인디락을 좋아한 분들이 좋아하실 법한 구성이라 생각해요. 꼭 체크해 주세요. 스티커도 귀여운 이글루 짱

(근데 제가 스티커 좀 많이 가져갔습니다... 귀여운 건 못 참지)

 

 

[🎙 Editor 서대구] 우스갯소리로 유년시절 부터 헤비출입을 하던 친구들을 일컬어 "헤비가 업어 키운 뮤지션"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게중 하나는 이번 공연의 스테이지 스텝으로 활약한 스카레톤/패티스의 '허영민'이고,

나머지 하나가 이글루의 '장영은'이라며 장성(?)한 친구들의 기특함에 대해 헤비누나랑 종종 얘기하곤 하는데 가끔은 누나가 정말 아들딸을 얘기하는것 같기도 합니다. 이번 공연에서 세 분이 나란히 서계신걸 보면서 저도 함께 흐뭇해졌습니다.

굳이(?) '헤비키즈' 얘기를 끌고 온건 장영은의 노래에 담긴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 때문이기도 합니다. 랏밴뮤 방송 등에서 밝힌것 처럼 그가 십여년 넘게 헤비에서 들어온 음악들은 그의 다양한 음악적 자양분이 되었고, 이는 이글루 첫번째 정규 음반이 가진 매력(다채로운 팝/록의 향연)으로 이어졌을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새로운 멤버의 영입으로 꽤 많은 변화와 연습과정이 필요했을텐데 그럼에도 정규 음반의 수록곡들을 멋있게 라이브로 구현해 내는걸 보면서 리더 장영은님의 역량을 다시 한 번 확인할수 있었던것 같아요. 새로운 멤버들의 연주도 원곡에 대해 충실한 해석을 통해 탄탄한 라이브를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마지막곡은 신곡**이었는데 공연을 본 지인 모두 입을 모아 칭찬을 했습니다. 좋은곡이었어요. 올해? 혹은 빠른 시간내에 음반으로도 만날것 같은 느낌적 느낌. 2010년 전후의 모던록의 향수를 담고 있는 기존 이글루에서의 자연스러운 변화와 진화를 느껴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취재 결과 신곡의 곡명은 <너에게> 였습니다. 

장령은은 록스타

 

https://youtu.be/6F1IyT7lp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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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Sindosi)

🔗 instagram.com/band_sindosi

[ 🎙 Editor 여기 ]  100마일 직구로 삼구 삼진 잡는 우완 정통파 투수. 신도시 특유의 정직하고 굳세고 단단하게 내달리는 에너지를 좋아해요. 베이스의 현우님이 합류하시고 헤비에서 처음으로 만난 신도시였는데 팀 내부의 변화에도 텐션을 유지하시는 게 멋있었어요.

베이스도 치게된 신도시의 김현우 (aka 조제해시 기타)

여전히 일정한 속도로 에너지를 뿜으시는데, 펑크 좋아하는 사람이 어떻게 이런 팀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런데 저만 그런 게 아니었는지, 다들 그동안 신도시를 앉아서 보신 거에 한이 맺히셨는지, 스캥킹 슬램 기차놀이까지 무대 아래에서도 엄청난 에너지가 뿜어져서 '이제 정말로 신도시를 100% 즐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개인적으로 <AMG>가 너무 재밌어요. 얼른 발매해 주세요!!

그렇게 난입하신 강원우 관객님 (aka 일로와이로)과 이펙터 상태를 걱정하는 스테이지오퍼레이터 허영민 (aka 패티스)

 

[ 🎙 Editor 서대구 ]   이글루 외에도 대대적인 변화를 기대케 했던 팀이 한 팀 또 있었죠. 이번 공연 직전 신도시는 모든게 바뀌어버렸습니다. 리더, 송라이터 송재돈 님(aka도노반과제3행성)은 리켄베커 베이스/보컬에서 이번 공연 부터 본격적으로 기타*와 보컬을 병행하게 되셨습니다.

*tmi 깁슨SG를 치시다가 기타 줄이 끊어져 영은님의 스트랫을 빌려 공연을 이어가는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스트랫으로도 펑크 할수 있습니다"식의 본투비 로커의 모습도 보여주셨습니다.

기타 보컬 송재돈

조제해시, 전복들 등에서 리드기타를 쳐왔던 김현우님은 신도시로 최근 새로 합류했습니다.

베이스 김현우 / 악기가 커진만큼 몸도 커진것 같(말줄임...)

 

드럼 정성훈님은 머리가 한층 길러 오셨고 유일하게 변화가 없는 악기 파트로 두 사람의 뒤를 흥겹게 받치는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드럼 정성훈

 

세 멤버의 선명한 케릭터 덕에 밴드 사운드가 한층 선명해졌습니다. 헤드라이너 다웠던 무대였습니다. 대구의 자랑. 대구발 브릿펑크의 원류 

https://youtu.be/sxnhYMeai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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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1(토)

어제의 스시 (Yesterday's Sushi)

[🎙 Editor 점멸666 ]   '어제의 스시 (Yesterday's Sushi)'는 어쿠스틱 기타와 베이스의 연주 위에 각 멤버들이 보컬을 하나씩 쌓아 올린 음악을 들려줬습니다. 멤버들의 음색은 저마다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합쳐질 때는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킨츠기는 깨진 그릇의 조각을 금분으로 붙여가며 조립하는 일본의 공예기법입니다. 그릇에 생긴 흉터가 원래의 형태를 보다 더 아름답게 만들죠."

 

 그들이 노래 'Kintsugi'를 소개하면서 했던 멘트였는데, 곡의 제목을 넘어 어제의 스시에 대한 정의가 담겨 있었던 것 같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 🎙 Editor 여기 ]  각자 다른 대륙에서 온 네 명이 대구에서 모여 음악을 한다니,

이전에 아무 공통점이 없던 사람들이 새로운 곳에서 모여 음악이라는 매체를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 팀으로 함께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네 명의 코러스에 어쿠스틱 기타를 하나씩 쌓아올린 포크/재즈 풍의 음악은 남녀노소 모두가 들어도 모두 좋아할 만큼 조화로웠고, 오후의 바람과 헤비 건물 옥상과 너무 잘 어울렸어요. 음악과 함께 모두가 손뼉을 마주치고 발을 흔드는 모습이 정말 음악과 이 순간을 사랑하시는구나 싶은 생각에 조금 벅차오르기도 했답니다. 봄의 끝과 여름의 시작에 어울리는 팀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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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 (Dajung)

🔗 instagram.com/dajungjen

[🎙 Editor 점멸666 ] 이제 갓 스무 살이 되셨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깊이 있는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 내셨습니다. 살아오면서 느낀 감정들과 자신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인지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읊어낸 말들이 노래에 담겨 공연을 찾은 관객들을 순식간에 빠져들게 했습니다. 풍경이 바뀐 느낌. 맥주를 마시면서 다정님의 노래에 몰입하다 보니, 어느덧 더위는 사라지고, 노을이 물든 옥상에서 감상에 젖은 관객들이 무대를 바라보던 풍경만이 기억에 남게 되었습니다.

 

[ 🎙 Editor 여기 ]  어제의 스시가 타인과의 인연과 만남으로 이루어진 팀이었다면, 다정님은 삶의 중심에 스스로를 맞춰가는 나무 뿌리 같은 이미지의 뮤지션이셨어요. 오밀조밀하신 첫인상과 다르게 에너지가 넘치는 목소리와 음악에 반했던 기억이 나요. 기타 한 대와 함께 무대 앞에 단단하고 굳세게 서서 공간을 울리는 성량으로 노래하시는 목소리가, 헤비 옥상의 조명과 뒤로 보이는 대구의 풍경 -헤비 맞은편 대학 캠퍼스의 푸른 나무들과 높고 낮은 건물들-이 맞물릴 때 익숙한 곳인데도 음악만으로도 새롭게 느껴지는 매력이 너무 멋있었어요. 오래 더 자주 만나고 싶은 싱어송라이터 :)

 

 

https://youtu.be/l919tNUj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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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 (Haepaary)

🔗 instagram.com/haepaary

[ 🎙 Editor 여기 ]  이번 빅데이사우스에서 가장 실험적이고 독특한 음악을 하는 팀이라 느낀 해파리.

 

높은 곳에 한참 동안 둥실 떠 있다가 땅으로 내려왔을 때 땅을 밟고 있는 발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그런 오묘한 기분 느껴지는 팀이었어요.

공연 전에 준비된 타악기를 보고 국악을 접목한 밴드 <잠비나이>를 먼저 떠올렸었는데, 잠비나이가 드럼과 기타가 웅장한 하드록에 가깝다면, 해파리는 다양한 소리의 악기를 활용한 일렉트릭록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어요. 두 명이서 만들어 내는 다양한 전자 사운드는 팀명처럼 빛을 내며 유영하는 해파리 같았습니다. 

 

특히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두 분이 무대 양쪽 끝에서 음악에 맞춰 같은 동작을 보여주시는 거였는데 민속 굿, 또는 전통 제례 같은 것들이 주는 원색적인 이미지나 샤머니즘의 신비로움이 느껴져서 공연 시작할 때부터 끝까지 시선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평소와 다른 주술적이고 새로운 음악을 듣고 싶다면 꼭 추천하는 팀!

 

 

[🎙 Editor 점멸666 ]  대중음악상 최우수 일렉트로닉 음반과 노래 2관왕. 해파리의 무대를 직접 보게 된 건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궁금증과 기대를 안고 공연을 봤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압도되어 그저 입만 벌리고 있었습니다. 엠비언트와 테크노를 입힌 종묘제례악은 신선하다는 단순한 감상으로 끝날 것이 아니었습니다. 왕들에 제사를 올릴 때 연주하는 엄숙하고 보수적인 원곡을, 누구나 어깨를 들썩이며 춤출 수 있도록 재해석한 발상은 어떻게 해야 나오는 것일까요. 

 

https://youtu.be/MB6VdWZCJ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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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들 (Cosmicabalone)

🔗 instagram.com/cosmicabalone

[ 🎙 Editor 여기 ]  대구의 기타팝요정 전복들! 원래는 4인조 요정인데 빅데이사우스에선 3인조로 뵈었어요.

베이스 박은아 님

 

밴드 음악 라이브는 들어도 들어도 참 신기한 게, 같은 음악인데도 구성원이 달라짐에 따라 디테일도 조금씩 달라지는 게 재밌어요. 이날은 기타 요정 원정님의 휴무로 기타와 보컬 요정 창일님이 원기타로 공연하셨는데, 기타 사운드가 평소의 공연이나 음원과 다르게 느껴지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평소보다 청량한 느낌이 재밌었답니다.

보컬 기타 고창일 님

 

관객석에서 보는 무대 위의 예쁜 신발들 (저도 사고 싶어서 어디 브랜드인지 눈여겨본 건 안 비밀), 베이스 요정 은아님의 비즈 목걸이, 드럼 요정 경래님 옆의 노오란 슬로건 같은 작은 요소들이 참 귀여웠어요. 개인적으로 전복들 곡 중 가장 좋아하는 '다가당'을 정말 힘 있고 리드미컬하고 신나게 들을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귀여운 거 최고야~

드럼 김경래 님

[🎙 Editor 점멸666 ]  갑작스러운 멤버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1일 한정 3인 체제로 무대를 급하게 준비하셨다고 합니다. 셋리스트 중 하나였던 '꽃병 속 꽃은 뿌리가 없다'에서는 리드 기타의 빈자리가 느껴지긴 했었습니다만, 공연 통틀어 돌이켜보면, 멤버분들이 우려하셨던 것과는 달리 급조된 3인조의 전복들은 꽤 괜찮은 밸런스를 들려줬다고 생각합니다. 

대구 씬의 뮤지션들을 소개해 드릴 때, 누군가 전복들의 매력을 물어보신다면 저는 따라 부르기 좋은 가사와 멜로디라고 대답하곤 합니다. 그리고 그 가사들은 간단명료하고 함축적이지만, 뼈가 있는 메시지들이 담겨 있습니다.

 

 

밴드 프로필에는 "귀엽지만 어딘가 베베 꼬인 음악"을 한다고 언급하셨지만, 어쩌면 타인의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바라볼 줄 아는 공감능력이 이 팀의 가장 탁월한 매력이 아닐까라고, 공연을 보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https://youtu.be/d84Cwcc-N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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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빌라 (Greenvilla)

🔗 instagram.com/greenvilla_band

[ 🎙 Editor 여기 ] 창원 밴드 그린빌라! 최근 대구의 제임스레코드에서 <마창진 락 페스티벌>에도 출연하셨던, 전체적인 리듬과 그루브가 재밌는 밴드예요.

이국적인 해변에서 마냥 누워 쉰다기보다 함께 춤추고 노는 듯한 인상이 많이 느껴져서, 처음 듣는 사람이어도 듣다 보면 저절로 흔들면서 들을 수밖에 없는 매력의 팀이라 생각해요.

특히 드럼의 존재감이 강하게 느껴져서 그 비트에 같이 심장이 뛰는 게 참 재밌답니다.

곡마다 멜로디도 전개도 차이가 있지만 움직이며 보고 싶게 만드는 리드미컬함이 그린빌라의 색깔이라고,

그러니 같이 뛰어놀고 떼창하고 박수 치며 듣자고 추천해 보고 싶은 밴드!

 

[🎙 Editor 점멸666 ] 칠(Chill)하면서 따뜻한. 이 모순적인 두 단어가 그린빌라라는 팀의 곡에서는 조화가 참 잘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특별한 코멘트보다는 그저 근심 걱정 모두 바다에 쓸어버리고, 해먹에 누워서 모히또 원샷하고 야무지게 낮잠 자는 상상으로 행복했습니다. 한국의 페스티벌 프로그래머분들, 그린빌라를 꼭 주목해주십시오.

 

https://youtu.be/b8YyKYTeD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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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노랑말들 (My yellow poney)

🔗 instagram.com/m_yellow_poney

[ 🎙 Editor 여기 ]  따따라따 나의 노랑말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밴드라 하셨는데, 어떤 감정을 그렇게 오롯이 드러내고 그걸 음악으로 표현한다는 게 멋져요. 하지만 노란 점프 슈트로 맞춘 의상은 너무 귀엽고 공연 시작할 때 시그니처 인사도 그렇고, 뚜렷하고 확실한 색깔을 가지고 있어서 한 번 보고 나면 한 번만 볼 수 없는 팀!

유명한 롯데자이언츠 야구팬 러버맨 님

 

이전에도 음원을 몇 번 들었었지만 역시 직접 들는 러버맨 님의 기타 사운드는 정말 훌륭했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었던 곡은 신곡이라던 <해피바나나>와 최근 나온 앨범에 수록된 <카르마>. 그리고 멘트가 정말 웃음을 멈출 순간이 없을 정도로 피식하게 되어요. 귀염둥이 해학의 밴드!

베이스 호양 님

 

[🎙 Editor 점멸666 ]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나의 노랑말들의 곡들은 제 플레이리스트에 들어 있습니다.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 무대였습니다. 노랑색 점프수트로 의상을 통일하고 나타나더니 하시는 멘트를 하실 때의 텐션도 엄청나서 범상치 않은 팀일 거라는 생이 들었는데, 공연이 시작되니 '역시나' 더군요. 머리 속 생각들을 정제하지 않고 생으로 꺼낸 듯한 신선한 가사에 한 번 놀랐고, 자신들만의 세계관에 정신없이 빠져들도록 유도하는 중독적인 사운드에 두 번 놀랐습니다. 굳이 새로운 걸 만들어내지 않더라도, '나'를 온전히 음악에 녹여낼 수만 있어도 독창성은 보장된다는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를 잠시 잊어버렸다가 다시 깨닫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근래 새로 접하게 된 아티스트 중 가장 경이로웠습니다.

드럼 뚜드 님

[ 🎙 Editor 서대구 ]  팀명이 그냥 노랑말들이 아니라 "나의" 노랑말들이기에 좀 더 특별한 음악을 할 수 있는 팀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대기실에서 백노루님께 들은 얘긴데 저 멋진 점프수트가 사실은 배달 라이더분들이 입으시는 옷이라고. tmi tmi 마치 암행어사의 마패를 연상케 하는 로고 뱃지 엄청 탐났는데 눈치 채신 노루님이 선물로 주셔서 요즘 맨날 가방에 달고 다녀요.

보컬 백노루양 님 안무서움 매우 서윗

 

https://youtu.be/RIkGMgHtl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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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삑이 (Ppickppick)

🔗 instagram.com/ppikppik_street_clown

[ 🎙 Editor 여기 ]  페스티벌 2일 차의 마지막 베뉴. 애프터파티의 주 무대가 대명동(헤비)에서 동성로(꼬뮨)로 이동합니다. 

꼬뮨 진행된 첫 공연 삑삑이! 예전에 대구 중앙로에서 한 번, 강정보에서 청춘마이크로 한 번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남녀노소 모두가 초롱초롱했던 뜨거운 관객 반응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오랜만에 그것도 밴드 공연 사이에 진행되니 이질감이 없진 않을까 걱정도 되었습니다만 웬걸!

 

엄청 좋았어요!! 다음에도 이런 공연에 인터미션이 있다면 꼭 또 와주셨으면 할 정도로!

외국인 관객이 많았는데 공연 진행과 관객 참여 유도가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걸 보면서 언어가 아닌 공연이 가지는 연결성, 그리고 그렇게 서로를 연결하는 삑삑이의 매력이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낮에 야외에서 볼 땐 전체관람가였던 기억이 있었는데, 밤에 술과 함께 보는 삑삑이는 어른 개그(?)도 자연스럽게 하는 점이 참 재밌었구요.

 

분위기를 유하고 유쾌하게 만드는 법을 아는 멋진 아티스트! 빅데이사우스에서 그 매력이 정말 빛을 발했고 앞으로도 여러 행사에서 자주 뵙고 싶어요.

 

[🎙 Editor 점멸666 ] 클럽헤비에서의 일정이 끝날 즈음부터 많은 사람들이 삑삑이 님의 무대는 꼭 봐야 한다며 꼬뮨으로 분주히 움직이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저도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기대를 채워줬던 퍼포먼스를 보여주셨어요. 광대 분장을 하면서 대사 없이 삑삑거리는 소리를 내며 마임, 저글링, 마술 등을 코믹하게 선보이셨어요. 축제 둘째 날 전반적으로 외국인 관객들이 많이 찾아오셨는데 특별한 언어 없이도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공연 참여를 유도하며 소통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때로는 서로 같은 언어를 써도 사람 대 사람의 대화가 아닌 벽과 이야기하는 기분을 들 때가 있잖아요. 삑삑이 님의 무대는 대화는 언어 이전에 진심부터 통해야 성립될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무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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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키즈 (PLASTIC KIZ)

[ 🎙 Editor 여기 ] 10대때 모던락과 팝펑크로 플레이리스트를 채운 사람이라면 '플라스틱키즈'를 안 좋아할 수 있을까요?

일단 저는 너무너무 좋아한답니다. 제 안의 소년소녀가 무대 앞까지 뛰어가서 엄청 점프하느라 저도 같이 심장이 콩콩!

멤버 구성이나 악기가 엄청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실력과 그 밸런스가 너무 좋고 그게 듣는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는 멋진 팀이에요.

 

만들어내시는 멜로디의 전개가 개인적으로 너무 취향을 관통하는데 또 그걸 엄청 파워풀하게 연주하시니 안 재밌을 수가 없어요. 공연 멘트로 1집 준비 중이라 말씀하셨는데, 얼른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팀을 결성한지 오래되었다고 하셨지만 더 오래오래 활동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Editor 점멸666 ]  4인조 체제의 플라스틱 키즈의 무대는 이번을 통해 두 번째로 접했습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오신 기타리스트의 영입이 신의 한 수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타만 추가되었을 뿐인데 예전에 비해 곡들이 훨씬 더 풍성해지고, 플라스틱 키즈 특유의 신남과 처연함이 공존하는 감성이 배가되었습니다. 7년 전쯤 이 팀의 곡들을 막 듣기 시작했을 때보다 더 광팬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날 무대가 좋았던 건 드디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처음으로 슬램을 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공연 중간 음향사고가 있었어도 중단없이 그걸 퍼포먼스로 소화하고, 관객들은 마음껏 몸을 부딪쳐가면서 노는 그 모습! 날것의 록을 제대로 즐겨보는 게 얼마나 오랜만이었는지! 역병이 끝나고 찾아온 봄은 대구의 날씨처럼 금방 여름이 되어 달아오를 것이라는 희망을 다시 가져보게 되었습니다. 상반기에 나올 예정이라는 첫 정규앨범이 너무나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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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칠 (Ohchill)

🔗 instagram.com/ohchill_kr

[ 🎙 Editor 여기 ]  빅데이사우스의 피날레 오칠! 

어떻게 두 명이서 그렇게 파워풀하고 다이나믹한 사운드와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요. 눈에 띌 정도로 가득한 이펙터의 페달 보드와 그걸 자유자재로 사용하시면서도 기타와 보컬을 놓치지 않는 준홍님이 너무 멋있었고,

두 명이 함께 만드는 사운드라는 걸 잊을 정도로 빈 곳 없이 멈추지 않고 달리는 설님의 파워 드럼도 참 멋있어요. 계속 멋있다는 말 밖에 안 하지만 정말 멋있는걸요. 그렇지만 또 멘트할 땐 귀엽다가도 그걸 영어로 번역해서 말씀하시면 멋있고. 멋있다가 귀엽다가 뛰어노느라 신나다가 정신이 없었네요.

작년에 대구에서 <오! 드링킹> 공연을 관람했을 땐 좌석으로 뵀었는데 올해는 스탠딩으로, 최선을 다해 뛰어놀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어요. 덕분에 마지막에 후회 없이 불태우며 놀았답니다! 스탠딩 짱!!

[🎙 Editor 점멸666 ]  시간이 지나가는 줄도 모른 채 즐기고 있다가 어느 순간 마지막 순서가 찾아왔고, 오랜만에 대구를 찾은 오칠은 올해 빅 데이 사우스의 마지막 다운 강렬한 무대를 보여줬습니다. 천천히 빌드업을 쌓다가 한순간 터뜨리면서 시작한 첫 곡 'The Message'에 이어 'Do Not Run'과 'Love Me More, 'Oh, Two Animals', 'You and I'까지. 유행을 따르지 않는, 날 것의 록 사운드를 타고 너나 할 것 없이 미쳐 날뛰는 광란의 순간으로 가득했습니다. 공연 내내 뿜어나오는 멤버들의 아우라는 2인조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On and On'을 연주했을 때였습니다. 

    

양팔을 흔들며 떼창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많은 생각들이 지나갔었어요. 고백하자면, 저는 오랜 시간동안 오칠의 팬이었습니다. 2014년 잔다리 페스타 때,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공연을 보다가 순식간에 팬이 됐었습니다. 전주에서 서울로 상경하면서, 헬로루키에서 입상하고, 해외 투어와 페스티벌을 전전하고, 정규 1집을 발매하고, 그리고 지금까지, 그 여정을 때로는 가까이에서, 때로는 먼 발치에서 봐 왔었습니다. 분명 그 여정에는 기쁨의 환희만큼이나 눈물의 역경도 많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다시 마주하여 그저 앞으로 바닥을 힘차게 밟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음을 보여주신 것 같아서 벅찬 감동을 느꼈습니다. 앞으로의 여정도 계속해서 이어가 주시길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습니다.

 

영상, 사진제공 : bigdaysouth, @junsabor_, @jina0king

https://youtu.be/cJcoX5ZY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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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터뷰 : Philip Bret, 배들소 >

 

Q0 본인 소개 및 이번 공연에서의 본인 직함/역할에 대해 알려주세요

Let me Introduce yourself and your title and role in "Big Day South 2022"

 

[🎙 Philip Brett (Angle Magzine), 이하 필립 ] 빅데이사우스를 기획한 필립입니다. 저는 매년 여름, 국제 예술 페스티벌이 열리는 아일랜드 골웨이 출신입니다. 2012년부터 한국에서 살고 있고, 제가 고향에서 겪었던 일들에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수년 동안 여러 가지 공연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매번 페스티벌들을 열 때마다 다양한 역할들을 맡았지만, 실제로 직함을 딱 정했던 적은 없었어요. 그저 페스티벌을 운영하고, 모든 것이 가능한 한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하는 데 전념해왔습니다.
I’m Phil and I’m the creator of Big Day South. I’m from Galway, Ireland which has held an international arts festival every summer for my entire life. I’ve lived in Korea since 2012, and made a number of different projects over the years, a lot of which is inspired by the events I experienced in my hometown.  I’ve held a lot of different roles every time the festival is held, but I’ve never really given it a title. It’s just running the festival, and making sure everything goes as smoothly as possible.

 

[🎙 배들소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 이하 들소 ] 직함을 정하는게 가장 어렵네요. 역할 그대로 이야기 하면 빅데이사우스 축제 기획자인데.. 영어로 하면.. Manager..?

 

 

 

Q1 빅데이사우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 꽤 긴시간 진행해왔던 역사에 대해 들어볼수 있을까요?

 The beginning/history of Big Day South/The reason for making it

 

[🎙 필립 ] 빅데이사우스의 컨셉은 '앵글 매거진(Angle Magazine)' 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습니다. 서울 밖(외각)의 창작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통해 소개한 예술가와 뮤지션을 모았습니다. (아티스트들을 알리기 위해서는) 인터뷰와 영상도 좋지만, 그들의 라이브 공연과 퍼포먼스를 더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커뮤니티를 구축한다는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 다른 단체들과 협업을 통해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구에서 열린 첫 회차에는 '브라켓 매거진 ([b]racket Magazine)'과 'I Like Many 레코드'를 초청하여 함께 했고, 아트 스테이지는 소셜마켓에서, 뮤직 스테이지는 클럽 어반에서 진행했습니다. 원래 저는 페스티벌을 매년 다른 지역에서 개최하여 지역 간의 연결을 만들고 싶었습니다만, 저도 나이가 들다 보니 게을러졌고, 그냥 제가 살던 곳에서 열게 되었습니다. (웃음)

 

페스티벌을 하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 중 하나는 라이브 공연의 측면에서든, 창작의 측면에서든, 협업의 빈도가 높아진 것이었습니다. 아티스트들이 앨범의 커버를 디자인하고, 시인들이 밴드의 녹음에 참여하고, 뮤지션과 댄서가 무대를 꾸렸습니다. 이 페스티벌이 이 정도의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The concept of Big Day South was connected to the original idea of Angle Magazine. To make a space to build creative community outside of Seoul, and to bring together some of the artists and musicians we had featured on the website. Interviews and videos could only do so much, nothing beats a live show or performance. Working off the idea of building community, I wanted to collaborate with other organizers and groups to make the event, and for the first festival in Daegu I invited [b]racket magazine and I Like Many records to take part. Our art stage was held at Social Market, and the music stage at Club Urban. Originally I wanted to move the festival each year to help build connections between different cities, but I got lazy as I got older, and just kept it where I was living. One of the unexpected results of the festival was the amount of collaboration that grew from it. Both in terms of live performance and in creative collaboration. Artists designing album covers, poets appearing on bands recordings, musicians and dancers creating together. I never expected the response that the festival got.

 

 

 

 

Q2 배들소와 인연 혹은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들려주세요. 

The encounter between 들소 and 필립,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two, first impression

 

 [🎙 들소 ] 2014년즘 필립은 앵글매거진을 운영하고 있었고 팔로를 인터뷰하러 왔을 때 처음 만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저도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던 때라 그냥 의욕이 넘쳐있던 상태였달까. 비슷한 결을 가진 필립이랑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당시 필립이 울산에서 지내고 있을 때였는데 저도 일 때문에 울산으로 가게 되면서 좀 더 가까워졌습니다. 이후 부산에서 빅데이사우스를 하면서 필립이 도움을 청해서 조금씩 조금씩 일을 도와주게 되었어요.

 

[🎙 필립 ] 구 '쟁이'의 옥상에서 제가 들소를 처음으로 만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앵글 매거진을 통해서 우리는 팔로와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고, 그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했습니다. 제가 기획한 공연에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을 (이하 DBGC) 섭외하기도 하고, 팬으로서 그들의 여러 공연을 보면서, 우리의 관계는 더 돈독해졌습니다. 2015년 울산에서 팔로의 전시회를 열고, 앵글 매거진의 창간 1주년 공연 등 많은 일들을 함께했습니다. 2018년에 했던 DBGC의 컴백 쇼는 그 해 빅데이사우스의 헤드라이너 무대였습니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알았기에, 필요한 경우에는 서로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겉치레를 차릴 필요 없이 아주 수월하게 계획을 짤 수 있었습니다. 들소의 추진력과 에너지, 그리고, 본업을 병행하며 밴드를 통해 창작과 음악을 통해 지역 씬에 기여하는 모습은 끊임없이 저를 놀라게 합니다.

The first time I remember meeting Meena was on the rooftop of old Jengyi. We’d arranged an interview with Pallo for Angle Magazine, and we made a video of him painting. Over the years our connection developed through inviting DBGC to play my shows, and going to many more shows as a fan. I organized an exhibition for Pallo in Ulsan in 2015, we held Angle’s 1st birthday at Jengyi Collective, and so much more. DBGC’s comeback show in 2018 was as headline for Big Day South. We know each other well enough that we can be quite direct with each other if it’s needed. It makes it really easy to plan together, there’s no need to be too diplomatic. Meena constantly amazes me with what her drive and energy, and how much she does in the local community while still staying on top of her own creativity and music with her band and working full time.  

 

 

 

Q3 지난 울산, 부산에서의 빅데이사우스와 비교를 했을때 각 로컬씬만이 가진 특성이나 인상이 있다면?

Compared to Big Day South in Ulsan and Busan, is there any characteristic or impression unique to each local scene? 

 

[🎙 필립 ] 그동안 주최한 페스티벌마다 특색이 다 달랐기에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네요. 작년에는 대부분의 관객이 한국인이었던 반면에 올해는 올해 관객은 대부분 외국인이었고, 이 점이 분명 이번 행사의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줬을 거라 생각합니다.

It’s a little difficult to compare as every festival has had something unique about it. This year the audience was largely made up of foreigners, while last year the audience was mostly Korean. That naturally has an affect on the atmosphere of the event. 

 

 

Q4 작년과 올해 기획에 있어서 차이점, 주안점이 있다면? 

Differences in planning from last year and this year, the main points

 

[🎙 들소 ] 작년에는 스탠딩 공연이 어렵고 입장관객수도 제한이 있었고 혹여나 관객이나 출연진중에 감염자가 발생할까봐 노심초사 했었습니다. 반면 올해는 스탠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같이 뛰어놀 수 있는 팀으로 섭외하려고 고려를 많이 했어요. 그리고 지난해와 라인업이 겹치지 않는것을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고, 출연팀의 성비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입니다.

 

[🎙 필립 ] 공연시설 규제가 풀려 좌석을 스탠딩으로 바꾸게 된 점만 빼면, 우리는 다행스럽게도, 작년과 같은 방식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관건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표를 팔 수 있는지였습니다. 대구문화재단의 지원은 기획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고, 행사에 더 많은 아이디어를 추가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We were fortunate that we could plan in the same way as last year, with the only major change being the lifting of restrictions, switching from seated to standing. The only thing that changed for us was how many tickets we could sell. The spaces we planned to use stayed the same. Naturally, the support of Daegu Culture Foundation is a hugely important part of the planning process, and allowed us to add in more ideas to the event.

 

 

 

 

Q5 올해 페스티벌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What is the most memorable moment during this year’s festival

 

[🎙 들소 ] 기획자 입장에서 사실 페스티벌을 온전히 즐기기는 어렵습니다. 프로그램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되고, 공연이 다 끝나기도 전에 다음 공연장으로 이동해서 준비사항을 체크해야 하니까요. 영상으로 나왔을 때서야 퍼포먼스를 제대로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마치막 공연순서였던 57공연은 온전히 즐길수 있었고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문제없이 끝났다는 안도감, 모든 관객들이 하나가되어 즐기고 있는 모습, 그리고 57의  노래 On & On. 그때 문득 내년에는 더 즐겁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필립 ]  저는 올해는 아트 스테이지가 좋았습니다. 우리는 메릴 부스(Meryl Booth)를 무대 코디네이터로 초청했는데, 그녀의 작업물과 적절한 공간 활용, 공연자들의 퀄리티는 그동안 봐온 예술작품 중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다음을 준비해야 하는 주최 측으로서는 모든 공연을 직접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말이죠. 

또 하나 놀라웠던 건 포르투갈에서 두 팀의 밴드가 방문한 것이었습니다. (surmae, Whales) '유네스코 대구 뮤직위크' 콘서트에 참여하기 위해 대구로 왔다는 그들은 빅 데이 사우스를 알게 되자 함께 이곳으로 오고 싶어 했어요. 그들은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는 각 팀에게 긍정적인 에너지와 열정을 불어넣어 줬습니다. 우리야 이미 페스티벌에 참여한 팀들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지만, 해외 페스티벌을 전전하는, 씬의 밖에서 온 사람들이 우리만큼 공연 팀들의 자질을 높이 평가하고 인식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공연한 팀 중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아마 모두가 '해파리'의 무대에 큰 충격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칠'은 이 페스티벌과 4번째 함께 했는데, 뜻밖에도 저에게 (페스티벌을 열어줘서) 고맙다는 멘트를 해주었습니다. 깜짝 놀랐었고, 솔직히 그때는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어요. 그런 일은 처음 겪어봤거든요. 좀 더 잘 대처했어야 했는데, 그때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I was delighted with our art stage this year. We invited Meryl Booth to join as the coordinator for the stage, and between her work, the use of a proper theater space, and the quality of the performers I think it was one of the best years for art so far. Of course, as an organizer it’s hard to see every performance as there’s always the next part to prepare. 

One nice surprise this year was the arrival of two bands from Portugal. They were in Daegu to perform at Unesco Music Week, but found out about Big Day South and were eager to come along. They brought so much positive energy and enthusiasm for each performer. While we already know the quality of all the performers, it was good to see people from outside the scene who are used to the international festival circuit appreciate and recognize the quality of the bands as much as we do.

In terms of performers, I think everyone was blown away by Haepaary. Oh Chill played the festival for the 4th time, and they unexpectedly acknowledged me out during their performance. It was a big surprise, and made me pretty emotional to be honest. I think it was the first time it has happened. I wish I responded better at the time, but I didn’t know what to say.

 

 

 

 

Q6 향후 계획과 내년에 해보고은 기획과 아티스트, 베뉴, 공간 등에 대해

Future plans, plans you want to try or invite next year, artists, venues, spaces, etc.

 

[🎙 필립 ] 저는 내년을 위한 미친 계획을 이미 세워 놓았지만, 들소는 내게 “하지 마!”라고 하더군요.(웃음) 우리는 늘 이런 식입니다. 제 아이디어는 항상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기에, 우리는 그걸 실제로 구현할 수 있게 축소하는 과정을 필연적으로 거칩니다. 이 나라의 메인 씬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축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축제로서, 우리는 다른 나라의 비슷한 배경을 가진 기획자와 공연자들과 교류하며, 함께 배우고 발전하는 축제로 만들고 싶습니다. 종종 대구나 부산의 아티스트들은 해외에서 진출하려고 생각하기 전에 서울로 상경부터 하라는 말들을 듣곤 합니다. 세이수미와 DBGC의 성공사례들은 그 말들이 정답이 아님을 증명합니다. 우리는 (한국의) 남부 지역에서 국제적인 수준의 씬을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와 유럽 각지에서 비슷한 씬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을 앞으로도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  

I already made a crazy plan for next year, but Meena told me to stop. That’s how it normally goes. My ideas always start too big, and we need to scale it back to make it something we can actually do. As a festival that tries to celebrate what happens outside of the main scene in the country, I’d love to connect with planners or performers from similar backgrounds in other countries, and make the festival a way to learn and develop together. So often acts from Daegu or Busan are told to move to Seoul first before even thinking about trying to go international. The success of acts like Say Sue Me and DBGC show that it is not necessary. We can build the scene down south to an international level. I’d like to see more performers from similar scenes around Asia and Europe.

 

[🎙 들소 ] 아티스트 스테이지 프로그램이 엄청 좋은데 많은 사람들이 즐기지 못한다는점이 매년 아쉽습니다. 더욱 많은 관객들이 아트스테이지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것을 계속 고민할 것같아요. 필립에게 이야기 하진 않았지만, 저는 빅데이사우스가 대구를 대표하는 타운형 페스티벌로 자리매김 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때문에 조금 더 다양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올해는 공연이 끝난이후에도 여러가지 피드백이 많아서 좋은데 특히 해외에서 교류하고싶다는 연락들이 있어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구를 대표하는, 해외와 교류할 수 있는, 그런 멋진 타운형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