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립 『When Wolves Cry』

폴립 『When Wolves Cry』

Artist : 폴립(POLYP)

Album : When Wolves Cry

Release : 2020-01-17

Type : 싱글(SP)

Title : When Wolves Cry

Label : Team The Salmons

Publisher : 포크라노스

Genre : 인디록/쟁글팝

 

정병욱 / 인간은 공감의 동물이다. 그리고 우리네 공감은 단지 타인의 모습을 보고 함께 울고 웃는 수준을 넘어, 늑대 무리의 우는 풍경에 우리를 투사하는 데까지 이른다. 처량하게 울부짖는 늑대의 소리와 모습이 유독 깊은 울림을 주는 것, 다른 감정보다 슬픔의 투사가 훨씬 짙은 인상과 여운을 주는 것, 그리고 마치 한 편의 시처럼 풍경에 빗대 슬픔을 묘사한 이 노래의 가사가 지극히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 이 모두는 결국 지독한 감정의 골을 파면서도 막연한 희망과 낭만을 꿈꾸는 청춘의 눈물이 이 노래 멜로디의 우울하고 달콤한 서정과 훌륭하게 어우러진 덕분이다. 영수증에 그려 넣은 싱글 표지 속 소묘처럼 그 정서가 문득문득 일상을 침투하기 때문이다.

 

채식주의자 / 인생을 관망할 줄 아는 어른의 시선과 아직 순수에 머물러 있는 소년의 감수성과, 낙오하고 패배하더라도 계속 삶을 이어나가며 멋들어지게 웃을 줄 아는 청년이 한 군데에 모여있다. 폴립의 노래는 '어린왕자'를 읽을 때처럼 깊이있지만 현학적이지 않고, 낭비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사운드와 가사로 언제나 즐거운 우울감을 준다. 다만 레코딩의 사운드 밸런스가 조금 아쉬워 좋은 노래에 몰입을 방해하는 경향이 있다.

 

245Park / 내가 참 좋아하는 해외 모 인디 밴드의 음악을 듣는 줄 알았다. 기본적인 사운드의 만드는 방식이 매우 유사한데 거기에 그 사운드가 헐거워서 듣는 내내 괴롭다. 전체적으로 곡이 산만하고 덜컥거리고 있다. 과거의 사운드와는 다른 이런 음악적인 변화는 바로 전 싱글인 <Snowflakes>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데 활동 통틀어서 아직도 자신만의 색체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이 보인다. 밴드 사운드의 방향성을 확실히 잡는 걸 우선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막창 / 전작 <Snowflakes>에서의 감지된 변화가 이어진다기보다는 또 다른 편곡적 다양성을 가져가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 곡에 담긴 주된 정서가 '방황'이라서일까? 정규앨범 작업을 앞둔 팀의 입장에서 다양한 방향성과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일면 수긍이 가지만, 곡 자체의 매력으로도 충분할 텐데 편곡에 대한 욕심이 이전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했지 않나 싶은 것도 있다. 곡의 시작을 알리는 "빨갛게 타들어 가는 것은 지는 노을 아니라 서둘러 눈물 훔치는 우리 젊은 마음"이 가사하나 만으로 이미 충분히 청자의 마음을 뺏을 좋은 곡이라 생각한다. 카드 영수증 뒷면에 그려진 발가벗겨진 늑대들의 앨범 아트워크와 이를 통해 전달하려는 정서는 또 얼마나 생생하고 매력적인가? 이미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을 어떻게 조합해내는가가 향후 밴드 <폴립>의 차기작들에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 같다. 

 

김캡틴 / 뭔가 단단하게 느껴지는 사운드와 꼭꼭 씹어 발음한 가사가 좋다. 귀로 들으면서도 시각이 자극되는 느낌의 노래를 좋아하는데, 그런 과다. 빨간 색감의 장엄한 풍경에서 두 사람으로 수렴되는 듯한 연출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실제로 그런 느낌의 영상과 함께 나온다면 정말로 뭉클할 것 같다.

 

스카디 / 한 편의 몽롱한 순수한 어른 동화를 듣는 느낌이었지만 마치 필체를 날려쓴 동화같이 사운드가 깨끗하지 못한 것이 흠이 되었다. 구성의 욕심이 과했던 탓일까? 런닝 타임이 흐를수록 순수함은 사라지고 지루함이 남았다.

 

캔디바 / 곡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메시지 전달에도 고뇌의 흔적이 물씬 묻어나는 <폴립>의 새 싱글. 다들 그저 '젊어서 좋다'라고 말하지만 밤마다 뒤척이며 잠 못 드는 그들의 각각의 속내는 누가 알아줄까. 너도 힘들지? 나도 힘들다. 마 같이 실컷 울기나 울어보자 라며 <폴립>식의 다정한 위로를 건넴에 코 끝이 찡해졌다.

 

망망 / 언제나 청춘을 기막히게 노래하는 폴립의 신곡이 나왔다. 이번에도 수려한 가사, 서정적인 멜로디, 센스 있는 곡 구성의 완벽한 삼박자가 롹킹하게 청춘의 마음을 울린다 울려. 실패한 젊은 사랑을 끝내고 노을 보면서 듣다 보면 눈물줄줄 하면서 미천한 영장류 주제에 하울링을 할 것 같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왤까. 왜 들을 수록 (노래의 감상에서 오는 감정적 기분 말고) 허전할까… 저번 싱글 <Snowflakes>와 <冬蟲夏草>에서부터 긴가민가하게 느꼈지만, 분명 무언가 허전한 느낌에 미묘한 소리 간의 밸런스와 과도하게 평면적인 느낌… 저번 싱글들은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은 구성이라 크게 느껴지진 않았는데, 이번<When Wolves Cry>는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사랑하는 폴립, 다음 노래도 기대할게요.

 

RATING  온탕

+ 열탕(3) : ★★★
+ 온탕(4) : ★★★★
+ 미온(4) : ★★★★
+ 냉탕(1) : ★

 

 

---

 

https://youtu.be/G2KOWRDw1cU

http://linktr.ee/big9gogoclub

빅나인고고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