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들 『We are Here and Everywhere』

전복들 『We are Here and Everywhere』

★ 필진이 뽑은 이달의 싱글 ★

Artist : 전복들

Album : We are Here and Everywhere

Release : 2020-02-02

Type : 싱글(SP)

Title : We are Here and Everywhere

Label : 오소리웍스

Publisher : 비스킷 사운드

Genre : 기타팝/얼터너티브

 

채식주의자 / 매끄럽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구성에 듣기 좋고 떼창하기 좋은 훅, 자칫 심심할뻔한 구간들을 잘 채워주는 기타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큰 무대에서 관객들과 함께 떼창하며 즐겁게 춤추기 좋은 느낌. '전복들은 2020년엔 좀 더 큰 물에서 놀 것이다!' 라는 포부를 느끼게 해 주는 노래같아서 앞으로의 귀추가 더욱 기대된다. 좋은 노래에 '굳이' 사족을 달자면 베이스가 좀 더 멜로딕한 연주를 하면 노래에 좀 더 그루브와 생동감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245Park / 전작들과 비교해서 일단 녹음 상태가 좋아진 것이 가장 먼저 체감된다. 녹음뿐만이 아니라 사운드도 전체적으로 아마추어 티를 벗고 본격적인 프로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으며 이전보다 한 단계 성장한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만큼 단단하고 흠잡을 거 없는 밴드 음악을 만들어냈다. 곡 구성은 조금 심플하지만 그걸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을 만큼 파이팅을 보여주고 있어 기분 좋게 끝까지 감상할 수 있다. 다음 싱글이 아니 앨범이 매우 기대된다.

 

정크푸드 / 퀴어 페스티벌 주제곡. 그 주제곡으로써는 훌륭한 것 같다. 가사에 담은 의미도 쉽고 전달도 쉽게 되는 것 같다. 다만, 축제 곡 이상으로는 좋은 점을 모르겠다. 너무 많은 코러스와 배경음악들이 마냥 신나기보다는 "아, 퀴어 페스티벌 주제곡이랬지" 하고 들어야 이해가 되는 그런 곡.

사다리차 /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위해 만들어졌던 프로젝트팀 'Here We Are'의 곡을 <전복들> 만의 느낌으로 재해석한 곡.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리드 기타리스트 김현우의 사운드 메이킹으로, <안녕, 엘리사>에서 들려준 연주와는 달리 좀 더 밴드 친화적이며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곡 분위기를 환기시켜준다. 각 악기와 보컬의 사운드 균형 또한 모나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온다. 따뜻한 봄날,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맞으며 듣고 싶은 노래.

 

김캡틴 / 퀄리티는 있으나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임팩트는 없다. 음악 자체보다는 메시지 전달에 비중을 둔 노래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영상과 함께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사운드와 멜로디보다는 메시지에 대한 공감도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들어 볼 생각이라면 꼭 영상으로 시청하길 권한다.

 

정병욱 / 기획과 메시지 속에 녹여낸 '연대'에 대한 지향성과 그 의미가 실제 음악을 구성하고 구체화하는 방법론으로써 잘 녹아있는 음악이다. 우직하게 뚜벅뚜벅 걸어가는 리듬과 리프, 소년의 순수함이 담긴 보컬, 꿋꿋한 합창의 에너지를 고루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함께 부르기에 무척 좋은 후렴이 있어 노래의 존재 의미가 더욱 빛을 발한다.

 

점멸666 / 이번 <전복들>의 신보는 노래하고자 한 메시지는 아주 간결하지만, 강한 힘이 실려 있다. 서정적인 연주 속에 뜨거운 불이 있고, 보컬 ‘고창일’의 가는 목소리 속에는 굳은 심지가 있다. 희망을 품에 안고 비관적 세상에 선언한다. 우리는 서로 달라도 서로 존중할 수 있음을, 그래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이 땅에서 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음을. 쉽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이 무지갯빛 노래는 올해의 송가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망망 / 2018년, 대구퀴어문화축제 10주년을 맞이하여 헌정되었던 곡이다.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의 배들소, <마치킹스>의 정성훈, <안녕,엘리사>의 김현우, <전복들>의 고창일 등 대구의 뮤지션들이 함께 모여 만든 곡이 2020년, 다시 이렇게 돌아왔다. 더 발전한 짜임새와 훌륭해진 만듦새로. 인트로부터 누가 들어도 축제! 행진! 떼창! 이다. 2018년에 급하게 만들어졌던 노래보다 섬세한 선율의 배치와 멋들어진 기타 멜로디와 변화를 주는 리듬, 청량한 보컬 등이 함께 모여 정말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다. 이 곡만큼은 내게 있어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 2018년도, 동성로 중앙무대에 이 노래가 합창으로 울려 퍼질 때 필자는 현장에 있었다. 열악한 무대였다. 급하게 만들어진 반주는 열악한 음향에서 더 뭉개졌고, 무대 위에 있던 많은 퀴어들 중엔 취미로라도 음악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있었다. 서로 다른 음과 리듬으로 불러 본의 아니게 화음과 돌림노래가 된 그 합창은, 그러나 흥겹고 아름다웠다. 다들 '우리를 위한 노래가 생겼다' 라며 기뻐하고 대구 한 복판에서한 마음으로 가사를 입에 담던 그 순간이 말이다. (그다음 해에 <Jerry.K>가 <Parade>라는 서울퀴어축제 헌정곡을 냈을 때, "우리 대구는 이미 노래 있거든!"이라고 귀여운 자랑들이 뒤이었다는 카더라도 들었다) 민중가요 같은 비장미가 아니더라도, 음악은 같은 뜻을 가진 이들을 함께 묶고 힘을 북돋는 것에 정말 강한 힘이 아니던가. 단 한 곡일지언정 이런 노래가, 내가- 우리가, 부정당하고 지워지던 모든 존재가 살아가던 이 도시에서 나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벅찬 의미가 생기는 것이다. 올해 대구문화퀴어축제 때는 <We are Here and Everywhere>가 <다시 만난 세계>만큼 많이 울려퍼지길, 모두의 떼창이 되길 바란다. (떼창포인트도 노리고 많이 만들었더만!)

 

 

RATING  열탕

+ 열탕(5) : ★★★★★
+ 온탕(5) : ★★★★★
+ 미온(1) : ★
+ 냉탕(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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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rKCn8yHh9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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