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 『KEEP DRINKING』

[음반리뷰]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 「KEEP DRINKING」

 

< 앨범 정보 >

Artist :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

Title : KEEP DRINKING

Release : 2019.03.08. [Worldwide] 2018.02.14. [한국]

Genre : 스케잇 펑크(Skate Punk)

Label : 일렉트릭뮤즈

Format : LP

 

Track List

1. Keep Drinking !!

2. National Police Shit

3. Stay Here

4. I'm a Fucking McDonalds

5. 적색편이 Red Shift

6. Let Me Lost

7. 진심의 노래 Song of Sincerity

8. Litter Brother

9. 싫어도 그게 나야 Just Fucking Me

10. 거리 On the Street

11. 불빛 아래서 Fluorescent Light

12. 오마이캘리포니아 Oh my California

13. You Hate Me

14. 합창단 The Choir

15. N3

16. She's Sitting in the Blue Chair

17. 그 마음으로 Close the Eyes and Keep on Walking

18. 킾드링킹 KEEEEEEEP DRINKING!!!!

 

Sound Like : 쾌속질주 스케잇 펑크 사운드 속에 숨겨진 달콤 쌉싸름한 애수(샬롯무어만), 감동적인 맛의 양념치킨. 게다가 양도 많다.(우루시바라 죠지), 짬뽕집에 들어갔더니 메뉴판에 정말 떡하니 짬뽕만 적혀있는 정직하기 이를데 없는 조지워싱턴 같은 음반.(차준우), 대구인디 최강팀의 이름값 증명. 로큰롤 츤데레. 펑크의 빡쌘모습을 하고 있지만 누구보다 서정적이고 친절하다.(서대구)

For fans of : Ellegarden(샬롯무어만)

 

 

< 빅나인 필진 리뷰 >

 

우루시바라 죠지(온탕)/ 듣기 쉽고, 감동적이며, 신나는 음반. 라이브는 더 좋다. 현재 대구에서 제일 뛰어난 성취를 보여주고 있는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의 패기넘치는 풀렝스(Full-Length) 정규 음반. 18트랙 44분! 모두들 ‘현실적인 이유로’ 한 두곡씩 싱글 형태 발매 하며 근근이 버티는 이 분위기 속에서 정말 꽉꽉 채워 넣은 순도 100%의 음반이다. 참으로 패기 넘치는 선택이라 생각한다. 내용물은 또 어떠한가! 엉터리 선진국의 보수적 중소도시 로컬 밴드의 사운드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이다. 장르적 성취의 측면에서 보아도 우수한 수준이며, 거칠고 마초적인 방향으로 흐르기 쉬운 펑크 음악에 장난스럽고 서정적인 노래를 더하고 있다. 밝고 경쾌한 펑크넘버를 주로 하여 트랙 사이사이에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넘버들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있어 지루할 새가 없다. 마치 방금 기름 친 공장기계 돌아가듯 깔끔하게 돌아가는 김명진의 드러밍이 등골 오싹한 쾌감을 제공한다. 서본두의 기타는 다소 거칠거칠하다 느낄 수도 있을 펑크식 디스토션에 90년대 일본음악에서 영향을 받은 듯한 서정적인 공간감을 더하고 있다. 관록이라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 앞으로 공연장을 찾게 될 당신은 배미나가 배이스를 메고 날아다니는 모습에 반하게 되리라 확신한다. 팬심에 눈물이 앞을 막고 목이 메어와 적절한 리뷰를 하기 어렵다. 지방 웹진 빅나인이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을 언급하는건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오히려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이 어딘가의 인터뷰에서 빅나인 웹진을 언급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앞으로 우리의 마음가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건강하게 오래 함깨 해주길.

 

 

정병욱(열탕)/ 청춘에 대한 예찬과 그것을 “무상하다”고 표현하는 극단적 양면성의 괴리는 청년 시기의 유한성에서 비롯된다. 그렇다. 비록 청춘은 겉보기에 보잘것없을 수 있으나 그것의 충만한 정신과 감응만큼은 인생에서 가장 화려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강렬하다. 그래서 그 유한한 짧음이 원통하고 애꿎은 것이다. 펑크록이 대중음악 역사에 등장한 이래, 대세의 중심에 있든 주변에 있든 늘 청년과 청춘을 대변하는 장르였던 것은, 이 같은 청춘의 속성과 음악의 유사성과 무관하지 않다.

기타 둘러메고 너도나도 펑크 아니면 개러지를 하던 시절이나 펑크록 밴드가 한창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진화하던 시기까지 우리는 거슬러 올라갈 수 없다. 시대와 대중은 이제 펑크록 밴드에 대단한 사명과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1970년대 섹스 피스톨스(Sex Pistols)와 클래시(The Clash), 국내로 치면 노브레인의 「청년폭도맹진가」와 같은 메시지 지향적이고 공격 일변도적인 특이점은 2019년의 펑크록 밴드에게 분명 사치다. 되도록 직선적이고 솔직한 ‘태도’만 남긴 채 불필요한 공격성과 에너지 낭비를 걷어낸 이 앨범 「Keep Drinking」의 순수한 청춘 지향성이 현시점에 더욱 잘 어울리는 이유다.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은 스트라이커스, 골든 티켓, 스타트라인, 원톤 등 꾸준히 계보를 이어온 국내 멜로딕 펑크 장르 신의 적자다. 게다가 더욱 요체적이다. 안 그래도 멜로딕 펑크는 공격성이나 변칙적 면모를 최소화하고 펑크록의 간결하고 단순한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장르이거늘, 이와 같은 특성을 유독 충실히 반영한 이들의 음악은 얼핏 평가절하 되기 십상이다. 더 베거스의 하드코어적 에너지, 빌리 카터의 블루지한 정통성, DTSQ의 포스트적 면모나 에고펑션에러의 유머 등 근래 펑크록 신을 나름 대표해온 밴드들의 특출한 장기들과 무관하다. 그러나 이는 한편으로 「Keep Drinking」이 절대적으로 멋지고 희귀할 수 있는 충분조건이 되기도 한다.

앨범의 각 트랙은 전부 밝고 긍정적인 정서와 에너지 넘치는 연주로 구성되어 있다. 게다가 ‘Let Me Lost’의 컨트리 한 스푼이나 ‘Stay Here’ 전반부의 레게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앨범의 변곡점도 특별히 배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무려 18곡이나 되는 수록곡은 어느 곡 하나 별다른 구멍이나 동어반복 없이 균질한 역동성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적색편이’를 제외한 모든 수록곡이 코러스-하이라이트 구성의 뻔한 공식을 답습하지 않은 채 평균 2분 길이로 구성되어 메시지를 짧고 굵게 전달하며, 후퇴 없는 전진성이 냉각 없는 뜨거움을 유지하기도 한다.

어쩌면 비결은 밴드의 이름 속에 다 담겨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이라는 이름 속 ‘드링크’라는 단어가 술에 취한 듯 흥을 돋우는 밝고 흥겨운 멜로디 감각의 탁월함을 담고 있다면, 그것의 현재분사형 형태 곧 ‘드링킹’은 그와 같은 멜로디와 코드를 잠시도 뒤처짐 없이 전개하는 단단한 편곡과 연주의 에너지를 상징한다. ‘소년소녀’가 노래의 정서를 떠받치는 귀여우면서도 힘 있는 혼성 보컬 파트를 설명한다면, ‘합창단’은 성별이든 무엇이든 그 어떤 구별 없이 함께 공감하고 어울리는 청춘의 순수성을 대변한다. 

‘떼창’의 힘을 빌려 수미쌍관의 미학을 실천한 「Keep Drinking」처럼 본문의 서두를 이어받아 본다. 그렇다. 단출한 밴드 구성과 미학을 무장한 멜로딕 펑크 속 청춘의 미학은 겉보기에 보잘것없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의 순수함의 크기에 따라서, 그것을 실천하는 감각과 에너지의 충실성에 따라서 이 음악은 그 어떤 화려하고 복잡한 장르보다도 더욱더 찬란하고 강렬할 수 있다. 

 

 

차준우(열탕)/ 꼭 세상의 음악이라는 것이 모두 트렌드를 쫓아갈 필욘 없지 않을까.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자신이 영향 받은 음악을 흔들리지 않고 유지하는 것 역시 충분히 존경받을 자격이 있는 일이다.

겉으로 보기엔 늘 에너제틱해 보이지만 사실 몇 년 전과 같은 분위기와는 좀 거리가 있는 펑크 씬에 대구를 기반으로 꽤 오랫동안 활동해온 드링킹소년소녀 합창단이 풀렝스(Full-Length)를 발매했다. 

이름만 들어도 상상할 수 있는 펑크 밴드의 펑크를 위한 펑크로 꽉 차있다. 아마 음반에 별 감흥이 없다면 그것은 그들의 음악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취향이 다른 것일 게다.

자칫 놓치기 쉬운 라이브의 에너지를 오롯이 담아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이 음반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 RATING >

+ 열탕(10) : ★★★★★★★★★★

+ 온탕(4) : ★★★★

+ 미온(0) : 

+ 냉탕(0) :

 

 

< 추천영상 >

"National Police Shit" 뮤직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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