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레톤(SkaLeton) 『Friendship』

[음반리뷰] 스카레톤(SkaLeton) 「Friendship」

 

< 앨범 정보 >

Artist : 스카레톤(SkaLeton)

Title : Friendship

Release : 2019.04.18.

Genre : 스카펑크(Ska Punk)

Label : 주식회사 코부코

Format : EP

 

Track List

1. Intro

2. Trombone

3. On The Beach (feat. Drinking Boys & Girls Choir)

4. Hole Up (feat. Gayoung)

5. The Road

6. You & I

7. Old Tattoo

 

■ For fans of : 레이지본[샬롯무어만, 차준우]  루디건즈[서대구]  버닝햅번[손형진]

 

■ Sound Like

"스카펑크의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다양한 재미를 추구한 앨범" [샬롯무어만]

"1세대 스카펑크에 비해 가볍고 솔직하다. 그게 이 팀만의 결이 다른 매력" [서대구]

"스카 리듬을 타고 흐르는 풋풋한 감성. 스카 펑크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듯." [손형진]

"그릇은 '심플한 스카', 담긴 내용물은 '아기상어 뚜루루뚜루' 듣기 편하고 알기 쉽다." [우루시바라 죠지]

"듣기 좋고 놀기 좋다. 그야말로 스카펑크." [명길]

"스카 밴드이지만 가장 중요한 스카 비트가 별로다." [245Park]

"펑크의 기본 애티튜드가 DIY 라는 점을 부정할수야 없겠지만, 역시 녹음상태가 아쉽다. 스카펑크라는 정체성에는 충실하지만, 글쎄... 그래도 요즘 같은 세상에 가상악기가 아닌 쌩 브라스라니. 박수를. 박수를." [차준우]

 

 

 

 

< 빅나인 필진 리뷰 >

샬롯무어만(온탕)/ 스카펑크(Ska Punk)라는 장르는 개성이 뚜렷한 장르이고, 개성이 뚜렷한 만큼 이 장르는 양날의 검이 되기 쉽다. 장점이라면 역시 즐길 점이 뚜렷하다는 점일 테고, 단점이라면 지나치게 뚜렷한 개성 때문에 실험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실험이 끼어들면 장르의 개성이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표현의 폭이 타 장르에 비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스카펑크의 숙명일 텐데, 이 좁은 표현의 폭을 얼마나 영리하게 표출하느냐가 스카펑크 밴드들이 공통으로 지고 있는 고민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카레톤은 깊은 고민이 엿보이는 훌륭한 결과물을 들고 나왔다. 미친듯이 스캥킹을 하도록 유도하는 트랙들은 물론이고, 쉬어가는 의미에서 우수에 젖은 부드러운 트랙들까지 골고루 들어가 있고, 분위기가 비슷한 트랙끼리도 뚜렷하게 개성을 부여하고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기본에 지극히 충실하면서도, 그 기본 안에서 최대한 다양성을 추구했다. 기본에 충실하게 되면 흔히 두 가지 평가로 나뉜다. 첫째는 기본에서 더 나아가지 못해 진부하다, 둘째는 기본이 탄탄해서 좋다. 이 작품은 당연히 후자에 속한다. 이 두 가지 평가가 무엇 때문에 나뉘느냐 묻는다면, 나로서는 딱히 명확하게 답할 말이 없다. 다만 이 작품을 듣고 있으면, 이 밴드가 해당 장르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오랫동안 연마했으며, 그만큼 이 장르를 다루는 데에 있어서 여유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 여유가 기본 안에서도 다양한 색깔을 표출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을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보면 그 의의가 특별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것을 "대구 로컬 인디씬"의 작품이라고 본다면 상당한 의의를 가지는 작품이다. 대구 인디씬은 로컬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를 품고 있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런 대구 인디씬 특징에 크게 한몫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들도 자신들의 이런 특성을 알고 있는지, 작품 소개글에 "대구 유일무이 스카펑크밴드"라는 타이틀을 당당히 내걸고 있다. 이 타이틀에서 느껴지는 건 스카펑크 밴드가 없는 대구의 특수성에 기대려는 얄팍함이 아니라, 대구에서 한 장르를 당당히 대표할 수 있을 만큼 탄탄한 실력을 가졌다는 자부심이다. 퀄리티가 부족한 작품이라면 어디 가서, 대구에도 이런 스카펑크 밴드가 있다고 추천하기 꺼려질 테지만, 이 작품은 스카펑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당당하게 추천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하다. 그렇게 이 작품은 대구 로컬 인디씬의 기념비적 작품이 될 당위성을 획득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 스카펑크라는 장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 새로울 게 없다는 점. 하지만 이게 꼭 단점이라고는 할 수 없다. 때로는 변하지 않는 한결같음이 가장 큰 장점이 되기도 하니까. 이것이 장르 특성을 추구하는 밴드라면 당연히 추구해야 할 미덕이 되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도 장르 특성이 너무 강하면,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을 좀처럼 만족시키기 힘들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이라면 정규앨범이 아니라서 러닝타임이 짧다는 점. 퍼포먼스도 좋고, 곡도 다양한 느낌으로 잘 썼는데, 느낌이 절정에 무르익자마자 딱 끝나버리는 건 여전히 좀 아쉽다. 좀 더 이들의 음악을 오래 곱씹고 싶은데 말이다. 이런 사소한 단점들에 비하면, 이 작품이 드러낼 수 있는 장점이 훨씬 크다고 말해야겠다. 스카펑크를 향한 애정과 뚝심을 가지고 이런 훌륭한 작품을 남겨준 스카레톤에게 경의를 표한다.

 

 

우루시바라 죠지(온탕)/ 대구에서 음악 좀 듣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런 회의적인 생각 한번 쯤 해보았을 것이다. “요즘 대구 인디씬은 재미없어. 실력 없는 밴드들이나 뻔뻔한 기획자들 모두 어디 문화 지원금 떨어지는 거 없나 기웃거리고, 멍청한 관객들 취향은 한심스럽기 그지없어. 조금 괜찮다 싶으면 서울로 떠버리면 그만이니까, 서울이라고 뭐 크게 다르겠느냐만, 적어도 이곳 보다는 났겠지 휴...” 나 역시 시니컬한 쓴소리의 단맛에 취해 마음과 귀를 닫고 입을 삐죽 거렸던 적이 많았던 거 같다.

 

성취의 석차에 의해 강남 빌딩 양복쟁이에서 저 멀리 땅끝 염전 마을 노동자 까지, 서열이 빈틈없이 매겨져 있는 게 바로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로컬의 가치라는 게 그저 “서울의 마이너 카피버젼일 뿐”, “인서울을 성공해내지 못한 부끄러운 넘버3들의 모임일 뿐” 이라는 속 쓰린 조소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패배감 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꿈이니 낭만이니 다 접어치우고 그저 3류 대도시의 지루한 생활에 잘 순응하여 살아가는 것이 맞는 길일까? 아니. 이 상쾌하고 활기찬 음반 앞에서 그런 시니컬한 회의주의는 잠시 넣어 두시라. 주머니 손 넣고 뒤에서 삐죽거리며 비꼬는 소리 해봐야, 그건 쉰내 나는 꼰대의 담배연기 만큼이나 헛헛한 헛소리가 되어 버릴 것이다. 이들은 이런 회의주의 따위 콧방귀 뀌듯 뒤로하고 자신감 넘치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며 전진하고 있다.

 

대구 유일무이 스카펑크밴드 “스카레톤(SkaLeton)”의 7곡짜리 EP 음반이 발매되었다. 밴드는 음반을 EP로 칭하며 겸손을 부렸으나, 결과물을 들어 보니 7곡짜리 정규 음반이라 해도 좋을 것 같다. 음반으로서의 기승전결이 듣기 좋게 갖추어 져 있고 음원의 품질이 ‘최고는 아니지만, 딱 좋은 수준’으로 잡혀 있어 밴드가 들려주고자 하는 ‘내용물’을 쉽게 맛볼 수 있게 비벼져 있다. “아~ 딱 한곡만 더 녹음해서 걍 정규 1집이라고 하지...”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할 정도였다. 이 판국에 EP는 무슨 EP인가! 정규라고 하자 그냥. 안 그런가!?

 

간질간질한 감성을 자극함과 동시에 밴드의 색깔을 짧고 굵게 보여주는 Intro에서 출발하여, 청량감 넘치는 댄스 넘버 ‘Trombone’, 공연장에서 떼창하며 함께 즐기기 좋은 ‘On the Beach’, 설레는 발걸음을 걷게 해주는 기분 좋은 템포의 ‘Hole up’, 스카레톤 식 감동 발라드 ‘The road’, 본 음반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속 시원했던 곡 ‘You & I’, 제법 긴 길이의 연주로 음반의 마지막을 드라마틱하게 장식하는 ‘Old Tattoo’. 총 7곡. 마치 코스 요리와 같이 포만감을 주는 만족스러운 음반이다. 좋다.

 

그릇은 심플한 스카펑크, 그릇에 담긴 내용물은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쉬우며 따라 부르기 좋은 ‘아기상어 뚜뚜루뚜루’ 같다고 평을 줄일 수 있겠다. 본격적인 펑크 및 스카펑크 애호인들에게는 어떤 ‘정통성’의 측면에서 장르적 성취에 미치지 못한다 생각할 수도 있겠다. 브라스를 어쿠스틱으로 녹음해 넣어 이 정도 깔을 내는 것이 최근 흔한 일이 아님에, 오히려 신기한 마음으로 공부한다는 태도로 감상하였다. 최근 대구 인디계에서 문어발식으로 실력을 뽐내고 있는 안현우의 프로듀싱에 박수를 보낸다. 드럼은 실제 연주가 아니라 컴퓨터 작업을 한 것으로 들었는데, 사람이 친 것과 구분이 거의 안 되거나 오히려 더 뛰어나다 느껴질 정도다. 앞으로 음원 녹음을 계획하고 있는 드러머라면 “적어도 이것 보다는 잘 쳐야 한다.”는 압박으로 다가올 것 같다.

 

음반의 제목은 ‘Friendship’이다. 자세한 사연을 알지 못하나, 젊은 우정의 에너지로 음원을 완성 지었으리라 예상해보았다. 밴드를 수십 년씩 함께 할 수 있으면 참으로 좋겠지만, 사람 일이라는 것이 복잡하고 어렵다. 음악을 통한 어떤 ‘성취’를 얻기에는 참으로 궁색한 이 3류 대도시의 인디씬에서는 음악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만 해도 사실 기적에 가깝다. 더군다나 8명이라는 많은 대인원의 브라스-스카-펑크 밴드가 서로의 사정을 모두 맞추어 가며 오래 활동하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어떤 식으로 뭉치고 헤어지고 지지고 볶게 되더라도, 이번에 이들이 만들어낸 이 반짝이는 음반은 자랑스러운 등대가 되어 앞길을 밝혀 주리라 생각한다.(박수) 자랑스러워해도 좋을 음반이다. 리뷰를 읽는 여러분들에게 청취를 권한다.

 

 

정병욱(온탕)/ 스카와 펑크의 만남은 언뜻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첨예한 두 속성이 한 가지로 녹여진 낭만적 운명의 결정체다. 스스로 마이너리티로 규정하는 참을 수 없는 반골성과 삶에 대한 여유로운 긍정성이 그것이다. 그리고 투박하지만 귀엽고 정겨운 만화 그림체로 그린 스카레톤의 앨범 커버에 바로 이 스카펑크의 양면적 미학이 온전히 담겨 있다. 스카를 대표하는 레게 머리와 펑크록의 상징인 모히칸의 공존으로 말이다.

 

20년 전 레이지본이 이 땅에 나타났을 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눈치챘다. 스카펑크 만큼 솔직하고 즐거운 장르는 없으며, 이것이 곧 무수히 많은 보통의 ‘우리네’를 대변할 것이라고. 아무리 템포가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져도 스카펑크의 흔들거리는 리듬과 태도는 변하지 않는다. 스카레톤의 본작 역시 마찬가지다. 망설임 없이 씩씩한 드럼 사운드와 거슬림 없는 유려한 멜로디 라인. 목관악기의 가녀리고 처연한 떨림이나 신스사운드의 갑갑한 흉내내기를 허락하지 않는 호쾌한 리얼 브라스 사운드. 사이를 메우는 유머와 기지까지. 각기 다른 온도로 결국 모두가 익히 기대하는 스카펑크의 톤앤매너를 충족시키는 「Freindship」의 총체는 결국 그 뿌리인 과거 캐리비안이나 미주로 환원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에 적용되는 흥임을 알 수 있다.

 

정말이다. 「Freindship」은 흥겹다. 그리고 매끄럽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앨범이 결코 절정에 치닫지는 않는다. 균질한 여흥을 전달할 따름이다. 불필요한 혼종의 시도가 없어 깔끔한 뒷맛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는 타이틀로 정한 ‘Friendship’의 가치와 장르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가사가 담고 있는 사랑과 유머, 이별과 휴식, 그리고 허무마저 이들은 비슷한 온도로 소화한다. 그것이 아무리 일상의 희로애락을 고루 담아도 스카펑크가 결국 삶의 고통에서 출발했음을 본능적으로 아는 듯 하다. 현실의 풍랑에 맞서 싸우다 부러지기보다 그에 발 맞추어 흔들리는 것이 즐거움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성급한 약동에의 채찍질이나 과격한 선동은 더 큰 수렁의 비탄과 허무만 남길 따름이다. 때로는 그런 음악이 절실히 필요하다.

 

 

< RATING >

+ 열탕(2) : ★★

+ 온탕(4) : ★★★★

+ 미온(3) : ★★★

+ 냉탕(1) : ★

 

 

< 추천영상 >  

"You & I" 라이브영상

스카레톤 인터뷰 읽기 (링크)

 

오래된 타투처럼 지워지지 않는 우정 - 스카레톤(SkaLeton)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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