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 O 『도망가자』

 

 🌈#대구인디음반추천

 

Here O 『도망가자』

< Song INFO. >
+ Artist : Here O
+ Album : Pause
+ Title : 도망가자
+ Release : 2021-02-18 / 미니(EP)
+ Label & Publish : 히어오 / 미러볼뮤직
+ Genre : 모던록 / 얼터너티브

 

< For Fans of >

#이적, #검정치마 #더핀 #윤종신 #베이빌론

 

< Curation >

-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사람이 지친 일상을 보내고 있을 때

- 사랑이 잘 풀리지 않는 사람

- 듣고 있노라면 그 음악에 내가 빠져들어 가 버리고는 '어? 벌써 끝났네? 몇 분짜리야' 따위의 말을 뱉는 음악 (스카디)

 

< Reviews >

#정병욱 / 듣는 순간 윤종신의 『탈진』(2015)이 떠올랐다. 힘없이 터덜터덜 걷는 반주, 반주 못지않게 기운 없는 목소리, 사연은 알 수는 없지만 현실과 상처에 왠지 지칠 대로 지친 듯한 가사가 그렇다. 상황에 대한 대처는 다르다. 뭘 어떡해야 하는 거냐며 『탈진』이 앙탈을 부린다면, Here O는 나지막이 떠나자고 말한다. “꽃구름 물든 곳으로”, “꿈 이룰 필요도 없고” “서로를 미워할 이유도 없”는 곳으로. 간주의 아련한 신스 사운드와 처연한 기타 솔로가 화자가 가야만 할 그곳을 미리 그려내고 있다. 어딘가로 떠나고 싶게 할 만치 덜거덕거리는 생을 대변한 듯한 기타 표현도 인상적이다. 늘 그래왔듯 Here O의 노래는 그 배경을 숨겨 둔 가사와 세심한 표현으로, 곡에 드러나지 않은 서사와 감정을 상상하게 하는 힘이 있다. 보이지 않는 그곳에 잠시 상상을 덧대면 자연스레 노래로 돌아와 이들의 설득에 젖어 든다. 어디로 갈까?

 

#245Park / 대중성 있는 트랙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는 Here O의 신곡 "도망가자"는 처음에 들을 때는 흔한 스타일의 발라드라는 인상을 느끼게 한다. 그리 특별할 거 없고 재미없는 발라드 음악이라는 생각에 더 들을 필요 없다고 생각하다 볼륨을 조금 더 올리고 다시 들어보니 연주에서 기존의 발라드 공식과는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다시 디깅하게 된다. 중간 맥 빠지는 기타 솔로도 꽤 매력적으로 들리기 시작하고 후반부 마무리도 나름 근사하게 정리해낸다. 확실히 Here O는 전부터 내 귀를 잡아끄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곡도 그 점에서는 합격점을 준다.

 

#서정민갑 / 단순한 노래임에도 설득된다. 노래가 무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득될 수 있는 멜로디와 사운드와 흐름을 연결했기 때문이다. 기타 톤과 닮은 보컬은 곡 전체를 꿈꾸듯 듣게 한다. 멜로디의 흡인력이 좀 더 강력하고 히어오의 개성이 더해졌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4분 동안의 나른한 달콤함은 봄처럼 느긋하다.

 

#허채하 / 검정치마 3집 Part1이 발매된 2017년 5월 30일 이후로 보컬 뉘앙스, 악기 운용 등 검정치마 스타일의 음악들이 양산되기 시작했다. 이전의 음반들을 주의 깊게 들어보지 못해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지만, 이번 싱글로만 따지자면 히어오의 이번 곡 또한 그런 스타일 중에 한 곡이다. 독립 음악이라면 트렌드를 이끌어가거나 진심으로 자신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메시지를 던질 줄 알아야 한다. 이번 싱글이 히어오의 마지막 싱글이라는 것이 씁쓸하면서도 당연하게 여겨진다. 유행을 따라가는 음악은 때를 맞이할 때 함께 져버린다.

 

#채식주의자 / 몽롱하고 잔잔한 드림팝 사운드로 흘러가다 자연스레 록발라드풍의 사운드로 이어지는 느낌이 참 좋았다. 이질적이라고 느낄지도 모를 두가지 방향의 사운드에서 '중심을 잘 잡았다'고 하기보다 이쪽저쪽을 오가며 '줄타기를 잘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확연한 차이가 있는 두 가지 장르를 왔다 갔다 하면서도 히어오 특유의 감성을 놓치지 않았다. '진정한 의미의 창작이 고갈된 21세기 음악계에선 원액 제조자보단 블렌딩 기술자가 대우를 받는 법'이라고 말했던 故 신해철 님의 표현이 잘 어울리는 곡이다. 익숙한 악곡과 연주를 익숙하지 않은 느낌으로 정돈했지만 모나거나 튀지 않고 정갈한 사운드가 곱씹어 들을수록 감탄하게 한다.

 

< Editor's Choice >

+ 열탕(2) : ★★
+ 온탕(4) : ★★★★
+ 미온(5) : ★★★★★
+ 냉탕(1) : ★

 

기사 bigninegogoclub.tistory.com/173

출처 youtu.be/Ffv7MwWhw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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