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성로 공구 골목의 터줏대감, '더 툴스(The Tools)' 인터뷰

[빅나인사람들 #12 - 더 툴스(The Tools) 인터뷰]

좌로부터 엄태현(보컬), 이재민(드럼), 도규환(기타), 양동기(베이스&미디), 류원철(기타)가 서로의 악기를 바꿔 포즈를 취하고 있다.TMI

 

취재일 : 2019-06-12

인터뷰어 : 고창일, 채지화 of 빅나인

인터뷰이 : 양동기, 류원철, 도규환, 이재민 of 더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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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만나서 반갑습니다. 더 툴스(The Tools)

 

 

고창일 :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빅나인 고고 클럽 독자들에게 간단한 인사 및 멤버소개를 부탁드릴게요.

 

(페북 포스팅 이벤트 정답 공개합니다 ^^)

 

양동기 : 베이스와 리더를 맡고 있는 양동기 입니다. 

 

류원철 : 기타에 류원철 입니다.

 

도규환 : 기타에 도규환 입니다.

 

이재민 : 드럼에 이재민 입니다.

 

그리고 보컬 ... 송곳 대신 가위를 들고 계신 오무히 엄태현 ㅋ

싱어송라이터 오늘도무사히 엄태현. 더 툴스 이번 EP의 보컬도 담당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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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근황

 

고창일 : 우선 축하드릴 일이 있죠? 네이버에서 지원사업이 하나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채지화 : 어떻게 그렇게 잘 되지. 부럽습니다.

류원철 : 매년 하는 연례행사같은 느낌 (웃음)

고창일 : (오 뭐지 ㅋㅋ 이 뻔뻔함은? ㅋㅋ) 내는 사업들마다 잘 된다는 거는 사업들마다 되게 방향성을 캐치를 잘한다는 얘기인데 비결이 있나요? 이번에 된 사업은 어떤 사업이에요?

양동기 : 작년이랑 똑같이 오픈스튜디오 사업이었습니다. 

 

고창일 : 그 사업 덕분에 (보컬) 엄태현님이랑 조금더 활동하게 된 샘이네요?

양동기 : 그렇죠. 

 

엄태현과 마지막 작업 ㅠ 「Lily」

류원철 : 태현이형 사직서가 아직 수료가 안됐다고  ㅋ

도규환 : 서울가서 릴리 부른 게 아니라 퇴사요청을 울부짖은거라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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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결성

 

고창일 : 툴스 활동을 제가 처음 인지를 했던 게 대라클 루키즈 경연 때였거든요. 재미있게도 당시 수상을 했던 프렌저(혼즈), 이글루, 더툴스 세 팀 모두 올해 EP를 발매했네요. 올해 씬에 가장 기쁜 일이기도 해요.

 

당시 참여했던 10팀.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팀은 프렌저, 이글루, 사운즈굿, 클로젯라디오, 더툴스, 센트럴 총 6팀

양동기 : 감사합니다. 원래 작년에 발매하려 했는데 많이 늦어졌죠. 기다리신 분들께 죄송합니다.

 

고창일 : 전혀요.(웃음) 좋은 앨범으로 돌아오실거라 기대했어요. 루키즈 당시에 제출하신 음원 듣고 너무 좋아서 이 팀 꼭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했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인터뷰어 고창일은 대구라이브클럽데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했었다 주) 그 당시 결성된지 얼마 안되었을때라고 들었어요. 결성 과정에 대해서 얘기 좀 해줄 수 있어요?

류원철 : 2015년도였을 거예요. 동기형이 진지하게 같이 음악하자는 얘기를 하면서 각자 다른 음악 좋아하니까 서로 안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밴드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하면서 팀을 꾸리게 되었습니다. 예전 '커트라인' 활동 때 같이 했던 규환이, '명덕네거리'를 함께 했던 재민이를 포함하는 조건으로 같이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그렇게 결성이 됐습니다. 넷 다 보컬에 소질이 없어서 제가 밖에서 버스킹 하다가 만나게 된 택이씨에게 같이 팀을 제안하고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https://youtu.be/MUn1xcoybfw

더 툴스 초대 보컬 택이는 현재 싱어송라이터로 홀로 활동중이며 지난 1월 싱글 「백조」를 발매 했다.

고창일 : 결성 당시 멤버 별로 역할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택이님이 만든 곡도 꽤 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탈퇴 후에 걱정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오무히 (엄)태현님을 영입했던 것도 큰 용기였을 것 같구요.  

 

https://youtu.be/dauM0dyTLy8

더 툴스 2대 보컬 '엄태현'

 

양동기 : 그 당시에 택이 40 제곡 40 원철 20 이렇게 구성되어 있었죠. 택이는 약속보다는 일찍 활동을 종료했고, 오늘도 무사히 (엄)태현이형도 같이 합시다 했고 딱 1년 하고 이제 작별을 하게 됐죠.

 

이재민 : 태현이형 사표는 아직 수료가 안됐다고 합니다. (웃음)

 

내보내죠ㅜㅜ

고창일 : 택이에서 오늘도 무사히 엄태현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류원철 : 아무런 준비 없이 탈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해서 사실 난리가 났었어요.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좋은데 자기가 곡을 쓰는 능력이 있는 분이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태현이형 같은 경우는 '오늘도무사히'로 개인 활동을 이미 잘하고 계신데 과연 함께 하실까 했죠.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일단 물어나 보자 했는데 형이 덜컥 수락하셨어요.  

 

양동기 : 뭔가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태현이 형이 기타 하나 치면서 부르는 곡도 밴드로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정도였어요.

류원철 : 저희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REUNION

 

고창일 : 이제는 말할 수 있잖아요? (웃음) 후보군도 있었죠? 어떤 보컬을 구하고 싶었나요?

 

양동기 : 활동을 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일 것. 책임감 있는 사람. 전공생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정도?  

 

이재민 : 이 모든 조건에 적합한 사람이 태현이 형!

 

양동기 : 당시 씬에 활동하는 거의 모든 보컬리스트가 적혀있었어요.

 

류원철 : 되게 많았었는데 최상단에 항상 태현이 형 이름이 있었죠.

 

(여담인데)

 

채지화 : 후보에 제 이름은 없었나요?

 

...

 

일동 : ...

 

이재민 : 있...었어요 있긴 있어어

 

양동기 : 없었지 않나? (웃음)

 

이재민 :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이 납니다. 있..었어요!!  

 

채지화 : 최후순위였나보군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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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P 발매 준비

고창일 : EP를 기획하셨을 때 어떤 앨범을 만들어야겠다는 목표 같은 게 있었나요?

 

양동기 : 팀이 결성된 지 2년이면 앨범은 무조건 나와야 한다고 생각 2년했는데 이피 한 장도 안 나왔으면 그 팀은 그냥 논거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제가 밀어붙였어요. 모든 음원 지원 사업 서류는 모조리 다 냈어요. 개중 대구음악창작소에서 주관한 D루키 가요제에 출전해 입상(3등)을 했고 그 상금으로 장비도 사고 EP 4곡 제작을 위한 제작비도 마련했습니다. 원래는 6곡을 하고 싶었지만 제작비 안에서 계획을 세우다 보니 네 곡만 녹음하게 되었습니다.

고창일 : 네 곡 모두 다 다른 장소에서 녹음을 한건가요? 앨범수록곡 사이에 이질감이 들진 않았어요. 

 
이재민 : 녹음 소스는 모두 음악창작소에서 진행했어요. 

양동기 : 박권일 감독님과 작업했어요.

 

EP의 믹싱, 마스터링을 맡아주신 박권일 감독님

 

고창일 : 매우 만족하며 작업했다고 들었습니다.

류원철 : 기계적으로 작업하지 않으셔서 좋았어요. '이거 조금 올려주세요' 하는 식의 믹싱 방식이 아니라 추상적인 느낌이나 온도 같은 것으로 대화하고 그것이 잘 반영되었습니다.

 

양동기 : 맞아요, 리버브 뭐? 볼륨 얼마? 하는 게 아니라 '안개가 가득하고 차가운 강변의 느낌' 뭐 이런식으로 묘사를 통해서 추상적인 느낌을 청각화 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고창일 : 음악이라는 것 자체가 추상적인 것을 물리적(청각적)으로 변환하는 과정임에도 한국의 수많은 엔지니어는 엔지니어의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 키라라와 오지은의 인터뷰에서 그 부분을 오지은이 얘기하는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오지은 씨는 '음악적인 언어를 이해할 수 없는 엔지니어는 자격이 없는 것'이라는 다소 과격한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박감독님 처럼 일 하실 수 있는 분들이 점점 더 인정받지 않을까 싶어요.

 

https://youtu.be/ca75wMl0_k0

그래서 찾아왔습니다. 26분쯤 부터 보시면 됩니다.  크 멋있어 ㅠ "두 사람이 한 방에 있는데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쓸쓸한 느낌으로 (믹싱) 해주세요. 이렇게 요구 했을 때 그걸 해주는 엔지니어가 필요해요. 그리고 이걸 못해주는 엔지니어는 감히 얘기컨데 아직 공부가 덜 된 엔지니어에요. 그 느낌 제가 한번 표현해보고 싶습니다 하는 엔지니어가 좋은 엔지니어라 생각합니다."

(툴스 미안... 다시 본문으로 돌아와서)

 

양동기 : "세계관을 공유해야 한다." 거나 "추상적인 이미지나 느낌을 말해달라"하셨어요. 

 

류원철 : "영원하지만 영원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으로 해주세요 하니까 감독님이 바로 "오케이!" 

 

 

고창일 : 훌륭하네요.(웃음) 녹음은 어떤 식으로 했어요? 특히 투 기타를 쓰는 밴드의 녹음은 쉽지 않잖아요? 톤이라던가

 

류원철 : 생각보다 톤을 자주 만지지 않아요. 톤이라는 게 자기한테 좋은데 남한테 안 좋을 수도 있는 취향 같은 거라 생각해요.

 

고창일 : 톤 장인이 이리 말씀하시면 (웃음) 규환씨는 어떠셨나요?

도규환 : 합주 때 했던 추상적인 느낌을 기억했다가 녹음하는 편입니다.  

 

양동기 : 원곡자(작곡)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두고 편곡과 데모를 만들고 그 데모를 기준으로 녹음하기 때문에 막상 실제 녹음을 들어가서는 의견이 달라지거나 하는 갈등 요소가 적습니다. 좋은 데모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이재민 : 그리고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불필요한 녹음을 억지로 안 했던 것도 도움이 되었어요. 지난번 녹음 때 있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했던 것도 효율을 많이 높였던 것 같아요. 

 

앨범 커버 이미지  「Alley 58-1」

고창일 : 커버 얘기도 해볼까요? 신비롭습니다. 어떤 아티스트와 작업하셨나요?
 
양동기 : 브랜티스트의 오(권오형대표)님이 디자인해주셨습니다. 사전 회의 때 공구상자를 찍고 싶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옛날 오래된 공구상자를 찾다가 마침 저희 집에 10년도 넘은 공구상자가 있어서 이걸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저요 저에요~ 브랜티스트 권오형 대표님

 
이재민 : 동기형이 가져온 상자에 우라가 실제로 쓰는 악기 이미지를 담아서 콜라주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오대표님이 주셨어요.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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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수록곡에 관한 얘기

 

 

고창일 : 음반에 담긴 곡 이야기. 곡에 대한 정서 같은 얘기들도 좀 들어 볼 수 있을까요? 1번 트랙이 「Lion」이었죠? 오늘도무사히의 노래와도 관련 있다고 들었습니다.

 

https://youtu.be/y8d1FqWlU8o

류원철 : 태현이 형이 '오늘도무사히' 팀으로 발매한 「Guilty」라는 곡은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티리온이라는 등장인물이 재판을 받으면서 그의 아버지에게 한 얘기를 담은 곡입니다. 이번 툴스 앨범에 실린 「Lion」은 티리온의 연인이자 재판 때 증인으로 선 셰이의 입장에서 쓴 곡이에요. 태현이 형의 곡에 대한 저의 감상이 연장선상이 되어 만들어진 곡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하는 여성 캐릭(셰이)의 감정선에 왠지 모를 공감이 갔습니다. 결국 셰이도 죽게 되는데 아마 그녀도 미래의 본인의 죽음을 예견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죠. "Lead me to death and weep for me"라는 가사는 그렇게 나온 가사입니다. 왕좌의 게임(시즌4)을 보시면서 같이 들어보시면 곡에 대해 좀 더 공감이 갈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BLA-gf_KKPU

 

양동기 : 그리고 편곡 과정에서 음반의 1번 트랙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멤버 모두가 같이 했었어요. 공연 때도 그래서 첫 번째 곡으로 많이 했습니다.

 

이재민 : 저희 곡 중에 가장 우울한 (정서의) 곡.

채지화 : 영어 가사로 정서를 전달하는 게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동기씨도 그렇고 영어 가사를 주로 쓰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류원철 : 더 툴스에서 처음으로 곡을 쓰기 시작했거든요. 그러다(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멜로디와 가사를 맞추기가 어렵더라구요. 근데 영문은 음절을 연결시키거나 맞추기가 (한글보다) 좀 더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웃음)

양동기 : (영미권 문화와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최대한 그들의 정서에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영어로 가사 쓰는 게 익숙해져 버린 것 같아요. Ellegarden(엘르가든)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당연히 영국 밴드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그런 효과에 집착했어요. 음원이 나왔을 때 한국 팀이라는 선입견 없이 우리 음악을 들어주길 기대했습니다.

 

고창일 : 레퍼런스를 매우 솔직하게 말씀을 하시는 편 같습니다.

 

양동기 : 다른 신경쓰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혹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부분이라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오아시스를 생각하고 곡을 써오면 멤버들은 콜드플레이네라고 얘기를 하기도 했죠. (웃음) 더 재미있는 건 레퍼런스를 가지고 쓴 곡보다는 그렇지 않은 곡들이 멤버들에게 더 많이 선택을 받는다는 점? (웃음)

 

 

 

고창일 : 「On&Off」 도 원철씨 곡이죠?

 

류원철 : 어떻게 썼더라.

 

양동기 : 더블 타이틀 곡이죠.

 

https://youtu.be/AvtgVIyz1ws

 

류원철 : 좋은 기억도, 안 좋은 기억도 (스위치처럼) 껐다 켰다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쓴 곡이에요. 가사는 좀 반전이 있는 내용입니다. 때문에 곡의 분위기나 리프도 이에 맞춰 반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편곡했습니다.  

 

양동기 : 이 곡 덕분에 앨범이 나올 수 있었죠. D루키 상금을 받아서 (웃음)

 

대구음악창작소 D루키 창작가요제 우수상을 수상한 「On&Off」

 

류원철 : 멤버들이 뭔가를 잘했을 때 동기형 반응은 네 가지 중에 하나예요. 굿 / 쏘 굿 / 그레이트 / 엑설런트 가 있는데 처음으로 엑설런트를 받았습니다. 

 

이재민 : 이거 하나 뜨면 말 다한 거죠. 캬 오늘 할 만큼 다 했다. 이 정도? (웃음)

 

 

 

 

류원철 : 다음 곡은 뭐였죠?

 

일동 : 「Role」

 

https://youtu.be/EQOpfgCMdfg

 

양동기 : 합주 때 예전에 써놓은 여덟 마디 테마를 들려줬습니다. 맘에 드는지 기타도 즉흥해서 막 얹고 드럼도 들어오고 막 들어오더라구요.(웃음) 이대로 있다가는 공동 작곡이 될 것 같아서 (웃음) 내가 써 올 거야 하고 합주를 끊고 새로 곡을 써왔습니다. 즉흥 합주 때는 노트(음표)를 많이 쌓는 연주를 하길래 저는 노트가 적은 곡을 써야겠다 생각했고(웃음), 당시 베이스 연주와 코드 암기에 부담이 컸었던 상황이라 코드 수를 최소로 만들자는 생각에 코드 두 개를 반복하는 곡으로 곡을 마저 완성했습니다.

 

류원철 : 그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정말 툴스가 성공한다면 그래서 이 곡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베이스 교본 책에 실리게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베이스 잡은 지 30분만 되어도 이 곡은 칠 수가 있거든요. 왜냐하면 왼손이 필요 없는 곡이거든요. (오른손잡이 베이스 기준)

 

양동기 : '라'랑 'E'밖에 없어요. (개방현 코드라 베이스 4번줄과 3번줄을 운지 없이 한 손으로도 칠 수 있습니다 주)

 

이재민 : (웃음) 라랑 이가 머에요.(웃음)

 

양동기 : (웃음) '라'랑 '미'밖에 없어요. 그래서 가끔 합주할 때 보면 왼손만 치고 오른손으로는 딴짓도 하고 있고 (웃음) (양동기씨는 드물게도 왼손잡이 베이시스트다 주)

 

채지화 : 곡이 단조롭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는데 코드 두 개만으로 이루어진 노래였다니 흥미롭네요.

 

류원철 : 네 명이 가장 좋아하는 곡입니다.

 

양동기 : 특히 (이)재민(드럼)이가 제일 좋아해요. 듣다가 울었다고.

 

이재민 : 부끄럽게 왜 그러세요. (웃음)

 

고창일 : 의외로 도큐(기타)가 아니라 (이)재민이(드럼)가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군요.

 

류원철 : 의외로 (도)규환이가 카리스마 타입이에요.

 

고창일 : 「Role」에 담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었을까요?

 

양동기 : 악보를 노트에 적어 놓곤 하는데 이 곡의 네 마디를 노트에 적어놓은 시점이 Oasis(오아시스)의 Noel Gallagher의 첫 번째 내한 공연쯤이더라고요. 「Role」을 작곡하고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완성이 되어갈 때쯤 노엘겔러거가 두 번째 내한 공연을 했었고, 내년에 또 온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생각했어요. 노엘이 대략 3년 주기로 방한을 하고 있는데 첫 번째 방문할 때만 해도 정말 야심 넘치는 사람이었습니다. 저 무대에 같이 서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데 세 번째 방한이 예정되어 있음에도 지금 내가 아직도 뭘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https://youtu.be/mPc2plEHrHA

양동기의 롤모델 OASIS, Noel Gallagher

 

고창일 : 공연 때 말씀하셨던 기억이 나요. 롤모델과 롤모델에 다가갈 수 없는 본인과의 거리에 대해 쓴 곡이라고...

 

양동기 : 노엘겔러거의 인터뷰를 참 많이 봅니다.  영감을 받기도 하구요. 그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우리 오아시스 노래 중에는 슬프게 들릴지언정 가사 자체가 슬픔이나 부정적인 얘기는 없다고. 모두 긍정적인 얘기라고. 저도 'Role'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롤모델과의 거리로 느끼는 절망이나 슬픔이 아니었습니다. 되려 지금은 그렇게 멀리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롤에 가까워져 가겠다는 마음 가짐 같은 걸 담고 싶었어요.

 

 「Role」 가사 中  

 

류원철 : 오... 몰랐어요

 

양동기 : "그렇지만 지금도 보란 듯이 다가가고 있어요"

 

 

 

고창일 : 그다음 곡이 「Whisper」

 

양동기 : 꽤 긴 시간동안 곡명도 바뀌고 여러 팀들이 만들어 온 곡입니다. '커트라인'이라는 팀 시절에 상반된 성향의 남녀 보컬이 부르는 곡을 생각하며 쓴 곡이었는데 이런저런 상황이 생겨서 당시에 발라드 버전으로 급하게 편곡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에는 이 곡을 '빈칸밴드'에서 'Complain'이라는 곡으로  발매도 했었구요.

 

2015년에 발매된 빈칸밴드의 EP 앨범에는 「Whisper」의 예전 버전 편곡이 담겨 있다.

 

양동기 : 하지만 늘 마음속에는 이 곡을 원래 처음 기획했듯 상반된 분위기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곡으로 다시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재민이는 좋아해 주는 편인데 다른 툴스 멤버들은 빈칸밴드의 바이브나 제가 했던 예전 팀의 정서를 가져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단 한 번 들어보고 판단하면 안 되냐고 설득을 했죠. 규환이랑 같이 데모를 완성해서 들려줘 보니 모두 좋아했습니다.

 

https://youtu.be/-PPK-fbvQog

 

이재민 : 원철이가 넣은 리프도 신의 한 수였습니다.

 

류원철 : 코드도 손을 보고 리프도 얹고 하며 참 뿌듯했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양동기 :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쓴 곡이긴 한데 내용으로는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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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활동 계획

 

 

고창일 : 발매를 하고 나서 이런저런 활동 계획을 세우게 될 텐데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양동기 : 이번 EP는 지금 현재 가장 완성도가 높은 곡을 녹음하고 마무리 한 의미가 가장 큰 것 같아요. 하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앨범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앨범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었으면 좋겠는데 지금은 그런 역량이 아직 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다음 앨범부터는 좀 더 높은 수준의 고민이 있어야 하고 하나의 주제의식을 가지고 앨범을 만들어 보려 합니다.

 

고창일 : 소포모어 징크스를 넘어설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계시군요. 훌륭합니다. 그 외에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양동기 : B-SIDE 앨범을 계획했다가 이건 저 양동기의 개인 앨범으로 방향을 바꿔 준비중입니다. 툴스를 포함한 대구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질 예정이구요. 내년에는 툴스의 첫 정규앨범 혹은 그에 준하는 EP 앨범을 위의 방향 설정(작품단위의 기획)으로 준비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지금 공연을 하고 있는 곡들 중에 올해 중에 나올 「Lily」를 포함해 탈퇴한 (엄)태현이형 목소리에 맞춰진 곡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새로운 계획들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고창일 : 재정비의 기간이 되겠네요. 새 보컬은 어떻게 하시기로 했나요?

양동기 : (도)규환이가 보컬로 가기로 (확정)했습니다.

 

더 툴스의 새 보컬 '도규환'

 

고창일 : 규환씨가 부담이 많이 크시겠어요.

 

류원철 : 우리 규환이는 다 해낼 수 있습니다.

 

이재민 : 우리 규환이는 요정이니까요.

 

고창일 : (웃음) 앞에 거쳐갔던 보컬들이 저마다 색깔이 강했잖아요.

 

도규환 : 태현이 형이랑 둘이서 차 탈 기회가 있어서 얘기를 했었어요. 보컬 부분에 있어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잖아요. 저는 이제 막 회원가입해서 로그인한 레벨 1의 게임 유저고, 태현이 형은 마지막 보스를 다 깨고 운영자 수준이 된 사람인데 (웃음) 그런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부담이 있더라도 해 내야 하는 거잖아요. 밴드를 시작할 당시에도 보컬에 대한 욕심은 있었습니다. 시기상조일 수도 있고 등에 곰 한 마리 업고 가는 모습이 될 수 있겠지만 해 낼 겁니다.

 

양동기 : 기존의 툴스 편곡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규환이가 이걸 해 낼 수 있겠어하는 걱정을 하시기도 해요. 태현이 형이 탈퇴하는 시점부터 저희는 기존 색깔을 모두 버리기로 각오했었습니다. 좀 더 미디적인 소리를 잘 활용할 예정이고 보컬리스트가 아니라도 누구나 부를 수 있는 곡을 만드려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 계획에 있어서 규환이를 다음 보컬로 하겠다고 결정한 거예요.

 

도규환 : 제가 보컬(역할)을 잘 (소화하지) 못할 거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웃음)

 

양동기 : 태현이 형이 고음을 워낙 잘 쳐주니까 그래서 계속 더 가창력 위주의 곡을 쓰게 된 경향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회의를 했습니다. 멤버 모두가 좋아하는 팀들을 모두 적어 놓고, 게 중에 한 명이라도 싫어하는 팀은 모두 지웠습니다. 그렇게 해서 공통적으로 좋아할 만한 남은 팀이 여섯 팀 정도가 남았습니다. 그렇게 올해 2월쯤 새로운 방향을 설정해두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류원철 : 뭐 바뀔 수도 있는거구요. (웃음)

 

이재민 : 인생은 번복이죠. (웃음)

 

양동기 : 어떤 곡이 나올지 사실 아직 모르니까 (웃음) 우리끼리 우스갯 소리로 모던락이 아니고 '모든락'이라고 (웃음)

 

https://music.naver.com/musicianLeague/contents/index.nhn?contentId=87504

Hangman by The Tools (더 툴스)

양동기 : 최근에 규환이가 새로운 곡을 하나 가져왔어요. 네이버 뮤직에 올라와 있습니다. (웃음) 등록할 때 장르를 적게 되어있는데 록은 아닌 것 같아서 팝으로 등록했습니다. 그리고 이 곡을 가져오기 전까지는 보컬 도규환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같이 이 노래를 듣고 공연 때도 했었거든요. 이런 느낌도 괜찮겠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창일 : 툴스의 앞으로의 방향에서도 규환씨가 곡을 좀 더 많이 써야 할 것 같네요. 자기가 쓴 곡을 더 잘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많지만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본인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도규환 : 곡을 쓴 사람이 감정을 가장 잘(살려)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류원철 : 힘내

 

양동기 : 내가 WHISPER 부르고?

 

류원철 : 내가 ON&OFF 부르고?

 

일동 : (웃음)

 

고창일 : 실제로도 그런 팀들이 많잖아요. 각자 쓴 곡을 각자가 부르는 비틀즈라던가

 

채지화 : 전 제가 쓴 '그대에게'는 (전)지혜씨가 부른 게 훨씬 좋던데요. (흠흠/ 이 사람 웃을 때 주먹으로 입을 가리고 "흠흠"하며 웃는다 진짜 주)

 

 

 

일동 : (폭소)

 

고창일 : 잘 부르는 보컬리스트가 할 수 없는 부분을 곡을 만드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부분은 감정전달 말고도 많다고 생각해요. 사실 NEXT 툴스에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부분도도 그런 부분이 아닐까 싶구요.

 

류원철 : 스트레스 너무 많이 받지 않는 선에서 다들 형, 동생, 친구들로 즐겁게 활동했으면 좋겠습니다.

 

 

 

고창일 :  아 궁금한 게 있어요. 어떤 때 보면 엄청 서로 친한 것 같은데 또 공연 뒤풀이 때 보면 잘 없고 ㅋㅋ 어때요? 서로 자주 보고 자주 노나요?

 

양동기 : 그런 얘기가 있던데. 밴드 멤버끼리 적당히 서먹해야 팀이 오래간다는 (웃음)

 

도규환 : 회식도 일부러 잡아서 하는 날은 거의 없어요. 

 

류원철 : 저랑 재민이랑 잘 통하는 편이고 동기형이랑 규환이가 게임으로 잘 맞는 편인데 이 두 사람도 하는 게임 장르가 달라요. 같이 게임방을 갈 뿐 (웃음) 넷이 완전 합이 잘 맞는 때가 있기는 있습니다. 두 글자

 

고창일 : 그게 뭐죠?

 

류원철 : 한솥

 

이... 이거?

 

일동 : (웃음)

 

양동기 : 7월 초에 드디어 같이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처음으로.

 

이재민 : 우리 여행가도 왠지 다 따로 놀 것 같다. 누구는 피파하고 누구는 오버워치하고 (웃음)

 

고창일 : 어디 가요?

 

양동기 : 구미에 있는 저희 할머니 댁. 방도 많거든요.

 

고창일 :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 재정비도 잘하셔서 언능 공연장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재정비 후 공연은 언제쯤 계획하고 계신가요?

 

양동기 : 10월까지는 곡이 준비될 것 같구요. 연말이나 연초쯤에 공연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고창일 : 사실상 완전히 새로운 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재민 : 툴스가 아니라 뉴툴스 (웃음)

 

고창일 : (웃음) 오 팀이름 좋은데? (웃음) 긴 시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일동 : 감사합니다 ^^

 

 

 

<기사끝..... 이 아니고>

 

 

 

 

 

 

도규환 : 아~ 아~ 끝내기 전에 한 가지만 좀 (웃음)

 

고창일 : 말씀하세요.(웃음)

 

도규환 : 아직까지 저희 이름을 "툴즈"로 잘못 알고 부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울음)

 

양동기 : 공연 포스터에도 "툴즈"

 

이재민 : 저희 도와주시고 계시는 (송)승태형도 "툴즈"라고 부른 적이 있어요. (웃음)

 

고창일 : 팬 여러분 이 팀 이름은 더 툴스입니다. 에스예요 에스.

 

 

<인터뷰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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